내복사근 부상으로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단기 대체 선수로 합류한 시라카와는 지난 3일 단기 대체 선수 계약이 종료되고 웨이버로 공시됐다. 하지만 시라카와의 한국무대 도전은 SSG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라울 알칸타라, 브랜든 와델의 원투펀치가 부진과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이 시라카와를 단기 대체 선수로 점찍었고 계약도 임박했다. 알칸타라는 웨이버 공시가 되면서 방출됐고 조던 발라조빅을 새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그리고 왼쪽 어깨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은 브랜든의 단기 대체 선수로 시라카와를 데려오려고 한다.
KBO 통산 56승의 에릭 요키시가 두산에 먼저 연락을 해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지만 두산의 선택은 시라카와였다. 이승엽 감독은 “4~6번 정도 등판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요키시는 비자 문제가 있고, 1년 동안 소속팀이 없었다. 물론 한국 무대 경험이 있지만 실전 감각을 고려했을 때 최근까지 국내에서 뛰었던 시라카와가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 9일까지 기다린 다음 우리 순번이 오면 시라카와를 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SSG는 시라카와로의 완전 교체, 엘리아스 잔류를 두고 내부에서 팽팽하게 의견이 맞섰고 이숭용 감독은 엘리아스를 선택했다. SSG는 시라카와에게 데뷔전에서 승리를 거둔 6월1일 고척 키움전 라인업지와 선수들의 메시지가 담긴 시라카와의 유니폼을 액자에 담아 선물로 건넸다. 시라카와는 눈물을 흘리며 감동했다.
시라카와는 KBO리그 수준 자체에 놀랐고 팀 동료인 479홈런 레전드 최정에게는 충격을 받았다. 그는 “모든 선수, 공수주에서 레벨 차이를 느꼈다. 어느 선수도 자신의 역할을 알고 있고 세세한 플레이도 능숙했다. 야구 자체가 능숙했다. KBO리그 타자들이 강했다. 실투를 놓치지 않더라. 실투가 간단하게 홈런이 됐다. 독립리그보다 높은 레벨의 타자들과 대전할 수 있어서 자신감도 얻었다”라면서 “대전하는 선수들에 대한 데이터도 세밀하게 공유되고 있다. 그래서 볼배합을 포수에게 많이 맡겼고 야수들도 대담한 시프트를 펼치기 때문에 빠진다고 생각한 타구가 아웃된 적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같은 팀 최정이 정말 어이가 없었다. 비거리 등 가까이에서 본 선수 중에서 가장 충격을 받은 선수였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피칭에 대해서는 “어떤 구종이든 제대로 던지면 통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특히 올해 배운 포크볼을 효과적으로 썼다”라면서 ABS존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AI에 의한 판정으로 도쿠시마 때보다 스트라이크의 높낮이가 넓다는 인상을 받았다. 자신도 높낮이로 타자를 유혹하는 투수였기에 좋은 방향으로 작용해서 투구의 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SSG에서 성장하고 더 단련된 시라카와. 만약 오는 10일 두산과 시라카와의 계약이 발표되면 8월 중순까지 두산 유니폼을 활약하게 된다. 브랜든은 지난 8일 추가 검진을 받았지만 아직 캐치볼 등을 펼칠 단계는 아니라는 소견이 나왔다.
이대로면 시라카와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눈물의 작별을 했던 SSG와 오는 7월 26~28일 인천에서 맞상대하게 된다. 선발 등판 여부는 로테이션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시라카와 입장에서는 한국 무대 친정팀인 SSG에 던질 부메랑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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