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호중의 첫 재판이 팬들의 뜨거운 지지와 응원 속에서 15분여만에 막을 내렸다.
10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6 단독(최민혜 판사)은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위험운전 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호중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소속사 이광득 대표와 증거인멸,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방조 혐의를 받는 전모 본부장,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범인 도피, 증거인멸 혐의를 받는 매니저 장씨도 이날 함께 재판을 받았다.
재판 현장에는 김호중을 응원하기 위한 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앞서 팬들은 김호중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100건 가까이 재판부에 제출했던 바 있다. 이에 더해 팬들은 좌석수가 제한된 법정에 직접 입장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법정을 찾아 대기하기도 했다. 결국 방청석의 대부분이 팬들로 가득 채워졌다.
이날 김호중은 검은색 양복을 입고 안경을 착용한 채 다리를 절뚝거리며 재판장에 들어섰다. 이를 본 팬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만 김호중 측 변호인은 사건 기록 열람등사를 하지 못해 혐의 인정 여부는 2차 공판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이광득 대표와 전모 본부장, 매니저 장모 씨는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이광득 대표는 사고 직후 매니저 장씨가 김호중 대신 경찰에 자수하도록 하고, 김호중이 도피차량으로 사용한 승합차의 블랙박스 제거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전모 본부장은 사고차량 블랙박스 제거 및 술에 취한 매니저 장씨가 운정하는 차량에 동승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매니저 장씨는 음주상태로 차량을 운전한 후 파출소에서 허위로 자수한 혐의와 이광득 대표의 지시로 블랙박스를 제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세 사람의 변호인은 재판에서 "피고인들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이 끝난 후 변호인단은 취재진들의 질문에 묵묵무답으로 일관한 채 법원을 떠났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한 도로에서 운전을 하던 중 방향 전환을 하다 반대편 도로에 정차된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내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고 이후 김호중의 매니저가 사고 당시 김호중이 입고 있던 옷을 갈아입고 자수했으며, 김호중은 17시간이 지나서야 경찰에 출석해 자신이 운전한 사실을 시인했다. 이 과정에 소속사 본부장과 대표가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파손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초 김호중은 음주운전 의혹을 부인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직접 글을 올리고 "저는 음주운전을 했다. 크게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사과드린다"고 음주운전을 인정했다. 하지만 검찰은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위드마크 공식으로는 사고 당시 김씨의 정확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았다.
한편 김호중 등에 대한 2차 공판은 오는 8월 19일 오전 10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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