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 1순위’로 꼽히는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특급 신인 김택연이 KBO리그 신인 최초 무결점 이닝 달성에도 웃지 못했다.
김택연은 1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10차전에 구원 등판해 9회말 무결점 이닝을 해냈다.
김택연은 6-6으로 팽팽히 맞선 9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김택연이 마주한 타자는 오재일, 배정대, 황재균의 순의 KT 중심타선. 그러나 19세 신인은 거침없었다. 직구와 슬라이더 2개의 구종만으로 이들을 3타자 연속 3구 삼진 처리한 것. 최고 구속 152km의 강속구와 슬라이더의 완급조절을 통해 대선배 3인방의 방망이를 무력화 시켰다. 세 선수 모두 3구째 직구를 결정구로 사용했다.
김택연은 KBO리그 역대 9번째 한 이닝 최소 투구 3탈삼진, 즉 무결점 이닝을 기록했다. 베어스 역대 4번째 기록이며, KBO리그 신인 최초로 공 9개를 이용해 삼진 3개를 잡아냈다.
무결점 이닝은 그 동안 두산 다니엘 리오스(2007년 6월 16일 문학 SK전 8회)를 시작으로 두산 금민철(2009년 5월 27일 잠실 히어로즈전 9회), 넥센 강윤구(2012년 4월 11일 목동 SK전 4회), 한화 김혁민(2012년 9월 21일 대전 넥센전 2회), 삼성 우규민(2017년 4월 1일 대구 KIA전 5회), NC 강윤구(2018년 7월 18일 문학 SK전 7회), 두산 라울 알칸타라(2020년 10월 8일 문학 SK전 2회), 롯데 박세웅(2022년 5월 10일 사직 NC전 5회) 등 8명만이 해낸 기록이었다.
박세웅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공 9개로 삼진 3개를 잡은 투수가 KBO리그에 탄생했다. 그것도 19세 신인이 말이다.
김택연은 인천고를 나와 202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1라운드 2순위 지명된 우완 특급 유망주로, 전반기 도중 팀 마무리를 맡아 38경기 2승 무패 8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35를 기록 중이었다. 지난 주말 첫 올스타전에 초청받으며 휴식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지만, 후반기 첫 등판에서 무결점 이닝이라는 큰일을 냈다.
김택연은 기세를 이어 10회말에도 등판해 선두타자 김상수와 박민석을 연달아 삼진 처리, 5타자를 연속 삼진으로 잡는 위력투를 선보였다.
그러나 5연속 삼진을 잡으며 힘이 빠졌을까. 김택연은 10회말 2사 후 큰 좌절을 맛봤다. 홍현빈을 볼넷, 멜 로하스 주니어를 우전안타로 내보내며 1, 3루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KT 간판타자 강백호를 상대로 통한의 끝내기안타를 맞았다.
0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볼 3개를 연달아 던져 풀카운트 승부를 자초했고, 6구째 슬라이더가 야속하게도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끝내기안타로 이어졌다.
결국 두산은 6-7 끝내기패배를 당했고, 김택연은 시즌 첫 패전을 당했다.
무결점 이닝을 비롯해 5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마무리투수가 끝내기안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야구는 알다가도 모를 스포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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