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9번타자’ 박찬호가 결정적인 안타와 타점으로 역전승을 이끌었다.
박찬호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KIA는 LG 선발 투수 엔스의 호투에 막혀 8회까지 0-2로 끌려갔다. KIA는 7회 1사 2루에서 김도영과 최형우가 범타로 물러났다. 8회 2사 2루에서 한준수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박찬호는 3회 2사 후 중견수 뜬공 아웃, 6회 2사 후 유격수 땅볼로 아웃됐다. 0-2로 뒤진 9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박찬호는 상대 마무리 유영찬으로부터 중월 2루타를 때려냈다. 이후 1사 3루에서 최원준의 적시타로 득점을 올렸다.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좌중간 적시타 때 1루에 있던 김도영이 도루 스타트를 끊어 홈까지 질풍처럼 쇄도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0회초, KIA는 1사 후 서건창의 볼넷, 한준수의 우전 안타로 1,3루 찬스를 만들었다. 박찬호 타석. 2볼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 들였다. 2사 1,2루에서 최원준의 1타점 적시타와 우익수 송구 실책으로 5-2까지 달아나 승리했다.
박찬호는 경기 후 “사실 2점 차로 벌어졌을 때는 좀 쉽지 않겠다 싶긴 했는데, 내가 선두 타자더라. 일단 내가 출루를 하면 무슨 일이든 생길 것 같은 그런 느낌도 있다. 항상 그랬다.
경기 후반에 내가 출루를 하면 무슨 일이 생기더라. 그래서 최대한 출루를 하는 데 집중을 했고, 실투가 들어와서 좋은 타구로 연결이 됐던 것 같다”고 말했다.
9회 선두타자로 나와 동점의 발판을 만드는 2루타로 추격 분위기를 만들었다. 그리고 연장 10회 희생플라이로 결승타를 기록했다.
박찬호는 “오늘 할 거 다 했다. 수비하고 다 했는데 9번타자로서 최고의 활약 아니었나요”라고 웃으며 “마지막 타석에서 병살타 리스크가 커서, 원래 같았으면 두 번째 공인 슬라이더에 스윙이 나왔어야 되는데 아예 그쪽을 버린 게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 (병살타 안 치려고) 낮은 건 아예 버리고 내가 잘하는 것, 잘 맞은 외야 플라이는 너무 자신 있기 때문에, 낭랑하게 잡히는 타구, 그냥 아무렇게나 쳐도 그런 타구가 많이 나와서 S존만 잘 생각해 놓고 쳤다”고 설명했다.
KIA는 전반기 막판 2위였던 삼성에 3연전 스윕을 거뒀다. 이어 후반기 첫 상대로 2위 LG를 만나 2연승을 이어갔다. 2위 팀들이 '호랑이 꼬리를 못 잡는다'는 말이 나온다.
박찬호는 "재밌더라고요. 진짜 재밌더라고요. 2위 팀과 붙으면, 아무래도 뭔가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해야 될까. 더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가을야구로 가면 또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팀들이기 때문에 좀 더 되게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만원 관중들의 응원 열기도 반겼다. 이날 잠실구장은 평일임에도 2만 3750석이 매진됐다. 박찬호는 "너무 좋아해요. 이런 분위기를, 솔직히 관중이 안 차고 하면 집중력이 많이 떨어지더라. 관중이 많으면 집중력이 더 높아지고 성적도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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