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감독' 홍명보가 평가한 한국 대표팀의 전력..."재능 대단하지만...신뢰 관계가 먼저다" [오!쎈 현장]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7.11 07: 50

"재능을 어디에 올려놓는가에 따라 많이 바뀔거라 생각한다."
울산HD는 10일 오후 7시 30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4 22라운드 광주FC와 맞대결을 펼쳐 0-1로 패배했다. 이희균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패배한 울산이다.
이날 팬들의 눈과 귀는 경기 결과보다는 홍명보 감독의 입에 쏠렸다. 지난 7일 그가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했기 때문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이후 무려 5개월 만에 임명된 정식 감독이다. 경기 전 만난 홍 감독은 대표팀 감독 질문에 "킥 오프 30분 전이다. 경기 후에 다 말씀드리겠다"라며 당장 답을 피했다.

경기가 종료되고 시작된 기자회견. 홍 감독은 "솔직한 심정은 가고 싶지 않았다. 정말 가고 싶지 않았다"라고 입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은 "2014년 이후로 10년 정도 됐다. 어려운 시점도 있었고 울산에서 3년 반 동안 좋은 시절도 있었다. 어떻게 보면 10년 전 국가대표, 축구인 홍명보의 삶의 무게를 그때 내려놓을 수 있어 홀가분한 것도 사실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2월부터 제 이름이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전강위, 축구협회, 언론에 나왔다. 정말로 괴로웠다. 뭔가 난도질 당하는 느낌이었다.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라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후 꾸준히 대표팀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른 것이 괴로웠다고 밝혔다.
좋든 싫든, 대표팀 감독은 홍명보로 정해졌다. 경기 전 만난 울산 팬 최성우(27) 씨는 "K리그 17년 보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라리 시즌 전에 나갔으면 그러려니 했을 것"이라고 배신감을 토해냈지만, 홍 감독은 이제 대한민국 대표팀의 사령탑이다.
홍 감독은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승부욕이 생긴 것도 사실이다. 정말 팀을 새롭게 만들어 정말 강한 팀으로 만들어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표팀을 어떻게 평가할까. 
한국 선수단은 역대 최강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하다. 공격에는 '토트넘 홋스퍼 주장' 손흥민, '파리 생제르맹(PSG) 주전' 이강인이 있고 수비에는 바이에른 뮌헨의 수비수 김민재가 버티고 있다. 이 선수들 이외에도 울버햄튼 원더러스의 지난 시즌 최다 득점자 황희찬, VfB 슈투트가르트의 10번 정우영, FSV 마인츠 05의 이재성 등 유럽 무대 소속팀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홍 감독은 "현재 대표팀에 많은 선수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다 아시다시피 우린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게 가장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그 재능을 어디에 올려놓는가에 따라 많이 바뀔거라 생각한다. '헌신, 희생' 위에 올려놓는다면 재능은 어마어마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재능을 '이기주의' 위에 놓는다면 발휘되지 못한다. 그간 팀 스포츠를 해오며 뼈저리게 느낀 부분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지만,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홍명보 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리더십'으로 꼽힌다. 한 차례 분열을 겪었던 대표팀이 과연 홍명보 감독의 '리더십' 아래 하나로 뭉칠 수 있을까.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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