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함께했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정이 많이 들었는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주장 구자욱이 외국인 타자 데이비드 맥키넌과의 이별을 아쉬워했다.
맥키넌은 올 시즌 7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4리(272타수 80안타) 4홈런 36타점 28득점 1도루 OPS .767을 기록했다. 밝은 성격과 성실한 훈련 태도 그리고 동료들과 관계도 아주 좋았다.
하지만 5강 진출 그 이상을 바라보는 삼성은 외국인 타자 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지난 9일 맥키넌을 웨이버 공시했다. 1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 산하 트리플A 르하이밸리 아이언피그스에서 활약 중인 외야수 루벤 카데나스를 새롭게 영입했다.
카데나스는 마이너리그 통산 55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7푼2리(2043타수 555안타) 99홈런 362타점 333득점을 올렸다. 올 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7리(289타수 80안타) 20홈런 56타점 52득점 10도루를 기록 중이다.
10일 대구 NC전에서 5회 우월 1점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 3득점으로 5연패 탈출에 큰 공을 세운 구자욱은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맥키넌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제가 평소 오후 12시에서 1시 사이에 출근하는데 맥키넌이 오전 11시쯤 야구장에 나온다고 해서 인사하려고 평소보다 일찍 나왔다. 어떻게 보면 지금껏 함께했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정이 많이 들었는데…”.
구자욱은 또 “우리 팀이 전반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건 맥키넌의 역할이 컸다.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팀 분위기를 잘 이끌어줬다. 야구는 분위기가 정말 중요한데 그 분위기를 가장 잘 이끌어준 선수가 맥키넌이었다”고 말했다.
맥키넌의 투철한 워크에식은 구자욱에게 큰 울림을 안겨줬다. 그는 “맥키넌은 팀 스포츠가 무엇인지 정말 잘 아는 선수였다. 개인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더라도 언제나 동료들 덕분이라고 공을 돌리는 등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발산했다. 어린 선수들이 맥키넌의 그런 모습을 많이 배웠을 것이다. 맥키넌 같은 외국인 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구자욱은 또 “사람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날지 모른다. 맥키넌과 평생 친구가 되기로 약속했다. 하루빨리 좋은 팀을 찾아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맥키넌의 대체 선수 카데나스에 대해 “영상을 찾아봤는데 되게 잘 치는 선수인 것 같다. 우리 팀에 오면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할 것 같다. 맥키넌도 카데나스를 두고 좋은 선수라고 이야기해줬다. 팀에 빨리 와서 잘 적응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