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불펜 투수 전상현이 임시 마무리를 맡아 든든하게 뒷문을 지키고 있다. 마무리 정해영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우고 있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KIA는 1회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최형우와 나성범의 연속 희생플라이와 김선빈의 적시타로 3-0으로 앞서 나갔다. 이후 양 팀 모두 0의 행진이 이어지다, KIA는 8회 최원준의 2루와 3루 도루를 앞세워 1점을 보태 4-0으로 달아났다. 사실상 승부가 기울어졌다.
그런데 9회말 등판한 최지민이 볼넷과 안타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가 됐다. 전날 2이닝 32구를 던진 전상현이 마운드에 올라왔다.
경기 전 이범호 감독은 전상현에 대해 “오늘 웬만하면 쉬게 해주려고 하는데, 본인이 세이브 상황이면 꼭 나가고 싶다고 얘기 하더라. 앞서 4~5일 쉬었기 때문에 괜찮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최지민의 난조로 세이브 상황이 되자, 결국 전상현이 이틀 연속 등판에 나섰다.
전상현은 첫 타자 문성주를 2루수 정면 땅볼로 처리해, 2루-1루 병살타로 2아웃을 잡았다. 2사 3루에서 오스틴이 빗맞은 땅볼 타구를 3루수 김도영이 잡다가 놓쳤다. 스코어는 4-1이 됐다. 이어 문보경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아 2사 1,3루가 됐다.
이 때 이범호 감독이 직접 마운드를 방문해 투수, 포수, 내야진을 불러 모아 흐름을 끊고 내려갔다. 전상현은 박동원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4-2가 됐다. 오지환을 풀카운트에서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가 됐다. 이제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위기였다. 구본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6연승을 이어갔다.
경기 후 전상현은 “어제 2이닝 던지고 오늘 이틀 연속 등판이지만 힘들거나 하지 않다. 팀이 필요한 순간에 언제든 등판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고 내 역할을 다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도영의 실책으로 4-2로 쫓겼고, 2사 만루 위기까지 이어졌다. 전상현은 “실책은 경기의 일부이다. 언제든 나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연연하지 않고 내 볼을 던지려고 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고 타자와의 승부에 최대한 집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마운드에 올라와) 선수들을 불러 모았을 때 동점이 되어도 괜찮으니 자신 있게 던지라고 하셨다. 포수 김태군 선수도 마운드에 올라와 어쨌든 너가 막아야 하니 자신 있게 던지라고 조언을 해 주었다. 주자가 쌓였지만 최대한 자신 있게 던지려 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상현은 “마무리 정해영 선수가 빠져 있는 상황에서 불펜 투수들 다같이 해영이가 빠진 자리를 메꾸려고 하고 있다. 중요한 순간에 등판하는 만큼 경기 후반을 잘 막아내는 듬직한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상현은 마무리 정해영이 이탈한 이후, 4경기에서 2승 2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과 3연전에서 2경기 연속 멀티 이닝을 던지며 1승 1세이브, LG와 3연전에서도 2연투를 하며 1승 1세이브를 기록했다. 4경기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 평균자책점 1.59의 안정감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정해영의 복귀는 조금 더 미뤄질 전망이다. 정해영은 올 시즌 32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21세이브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지난 4월 25일 키움전에서 KBO리그 역대 최연소 100세이브를 달성했다. 그러나 6월 23일 한화전 도중 부상으로 자진 강판했고, 우측 어깨 회전근 염증 진단을 받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범호 감독은 정해영의 복귀를 서두르지 않을 계획이다. 이 감독은 "열흘 정도 더 걸릴 것 같다. 완벽하게 돌아오는 것이 후반기 가장 중요하다"며 7월 20일 정도를 복귀 시점으로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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