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이 공감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오늘 얻은게 많았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 보다 내일을 기대해 본다.”
최대한 말이 길어지지 않게, 그의 입장에서는 분명하게 자신의 뜻을 수차례 반복하면서 못을 박았다. 23분 32초, 28분 4초 등 도합 51분 36초만에 두 번의 넥서스가 빠르게 정리당한 완패 임에도 김대호 광동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질책 보다는 격려와 기대감을 표현했다.
광동은 11일 오후 서울 종로 롤파크 LCK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1라운드 젠지와 경기에서 0-2로 패했다. ‘캐니언’ 김건부의 캐리력 억제를 기반으로 봇 구도로 경기를 풀어보려고 했지만, 라인전 단계부터 무너지면서 완패를 피할 수 없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김대호 감독은 “져서 아쉽지만, 꽤 수확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젠지전 총평을 전하면서 “인게임 내용은 꽤나 압도적이었지만, 장기적으로 T1전 이후로 개선한 점과 체크해야 될 것들이 있었다. 그런 점들을 더블 체크하면서 얻어간 것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호재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인 바라본 이유까지 말했다.
덧붙여 김 감독은 “1, 2세트가 압도적이라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원딜은 신인이다. 연습생과 2, 3군을 거친 것도 아니라 1군이 되기까지 연습할 시간도 부족했다.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개선하려고 했음에도 원딜이 1, 2세트 방향성과 기질을 올바르게 잡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일이 기대된다”며 ‘리퍼’ 최기명을 높게 평가했다.
밴픽 1페이즈 단계부터 ‘캐니언’ 김건부의 캐리력을 견제하는 밴을 구사했다는 물음에 김대호 감독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캐니언은 저격할 수 없는 선수”라고 답했다.
이어 김 감독은 “니달리 자이라가 없어도 캐니언은 다른 어떤 챔프도 저점 자체가 높은 선수다. 단지 캐릭터간 우리가 하고 싶은 구도로 숙련도가 10들과 받아보려고 했다. 그라운드를 조이는 느낌과 구도를 생각했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교훈에 대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100번 잘하던 사람들이 1번 삐끗했을 뿐이다. 누구나 인생은 파도 슬럼프도 있고, 슬럼프가 아니라도 삐끗할 수 있다. 계속 아래에 있던 사람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의미가 있다. 한 두 번이 아닌 스크림에서 심상치 괜찮게 해주는 모습들을 많이 봤다. 대회에서 그런 모습을 보여줘서 앞으로 대진들이 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대호 감독은 “뚜렷하게 느끼는 어떤 포인트들을 다 전달하고 싶지만, 팀 전략과 관계된 부분이 있어 그 근거와 기반을 다 말해드릴 수 없다. 이 점에 대해 고민했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이번 인터뷰를 요약하면 우리는 어제보다 오늘, 오늘 보다 내일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이다. 다음 경기도 잘 준비해서 오겠다”라고 인터뷰를 정리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