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잘 있어요' 박주호, 'KFA 작심발언' 후 웃으며 근황 공개...'친정팀' 찾아 유로 직관→곧 한국 돌아온다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7.13 08: 11

 박주호(37)가 환한 얼굴로 '친정팀' 도르트문트를 방문했다. 대한축구협회(KFA)의 법적 대응 예고에도 평온한 미소를 지었다.
박주호는 12일(이하 한국시간)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로 2024 준결승 네덜란드vs잉글랜드 경기를 관람 후 오랜만에 친정팀 도르트문트를 방문했습니다"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근황을 알렸다.
박주호는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폭탄 발언을 터트렸다. 지난 2월부터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던 그는 '절차'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며 논란에 불을 붙였다. 해당 영상 조회수는 어느새 30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촬영 중 홍명보 감독 내정 발표를 접한 박주호는 "정말 몰랐다"라며 당혹스러워했다. 그는 홍명보 감독 선임은 결국 KFA가 결정한 것이라며 "아예 몰랐다"라고 털어놨다. 또한 "지난 5개월이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정말 허무하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심지어 박주호는 "몇몇 분들이 국내 감독이 돼야 한다고 하더라. 어떻게 보면 빌드업이었다. 회의 시작 전부터 '이제 국내 감독 해야 되지 않아? 좋은 감독 많은데?'라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외국 감독에 대해선 이건 안 좋고, 저건 안 좋고 쭉 얘기한다. 국내 감독한테는 아예 없다. 그냥 다 좋다고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KFA를 직격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박주호는 "지금 흘러가는 방향이면 전강위가 필요없다고 진작에 말했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됐다. 위원회가 필요없다는 확신이 든다"라며 "회의 내용을 거친 정확한 절차는 절대 아니다. 난 안에 있으면서도 이게 뭔지 모르겠다.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맞는 말이 아무것도 없다. 홍명보 감독님도 안 하신다고 했는데 하게 됐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 누구든 절차와 게임 플랜에 맞으면 된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이사 주재로 홍명보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이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 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대표팀을 이끌면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이임생 이사가 발표를 하고 있다.  2024.07.08 / soul1014@osen.co.kr
전체적으로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한 이임생 이사의 브리핑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 이임생 이사는 전력강화위원회 5인의 동의를 받아 자신이 결정했다고 밝혔지만, 만약 박주호의 말이 사실이라면 제대로 된 소통이 오가지 않았던 셈. 
후폭풍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KFA 측은 곧바로 박주호가 주장한 '전력강화위원회 패싱' 등을 반박하며 진실공방을 펼쳤다. KFA는 9일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호 위원의 영상 발언에 대한 유감의 글'을 올리며 "박주호 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 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법적 조치 가능성까지 예고했다. KFA는 반박문을 통해 "박주호가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지난 5개월간 함께 일해온 나머지 전력강화위원들에게도 사과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렸다.
KFA 관계자 역시 OSEN과 통화에서 "법적 대응으로 갈 수도 있다. 고려 중이다. 서로 얘기를 해봐야 한다"라며 "지금 통화가 되고 있지 않다. 박주호 위원도 이임생 이사가 최종 후보를 정한다는 방침에 분명 동의했다. 전력강화위원회는 최종 후보 5명을 결정했고, 이후 면접이나 최종 결정은 위임하기로 얘기를 끝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이든 5개월간 함께했던 양측의 진흙탕 싸움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박주호가 일부러 전화기를 꺼놓고 연락을 피한 건 아니었다. 그는 해당 영상을 촬영한 직후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가 열리고 있는 독일을 찾기 위해 비행기에 올라탔다. 전화를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독일에 도착한 박주호는 활짝 웃는 얼굴로 근황을 공개했다. 그는 친정팀 도르트문트의 초청을 받아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열린 네덜란드와 잉글랜드의 준결승 경기를 관전했다. 다음날엔 도르트문트 구단을 방문해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누리 사힌 감독과 만났다. 또한 유스팀 시설을 방문해 설명을 듣기도 했다.
법적 조치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현재 여론은 박주호에게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임생 이사가 전강위 위원들에게 최종 결정 권한을 제대로 위임받지 않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진실공방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 이영표와 이천수는 공개적으로 박주호를 지켜줘야 한다고 부탁했고, 소셜 미디어 게시글에도 많은 응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도 박주호의 목소리를 배척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도 있었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이런 일들이 축구계에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불편하게 들릴 수 있는 이가 있지만, 우리가 포용해 더 나은 축구로 나아가는 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박주호는 곧 귀국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그는 오는 18일 한국프로축구연명이 개최하는 'K리그 × 산리오캐릭터즈 프리오픈데이'에 참석한다. 또한 19일에는 초등학생 1-3학년 10명을 대상으로 하는 '박주호와 함께하는 어린이 축구클리닉'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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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박주호 소셜 미디어,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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