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볼볼해서 점수를 내줬으면 실망이지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자랑하는 파이어볼러 유망주 김서현(20)은 지난 11일 고척 키움전에서 데뷔 첫 패전을 안았다.
4-4 동점으로 맞선 11회말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서현은 첫 타자 김태진을 3루 땅볼 처리했지만 임병욱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이주형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로니 도슨에게 우중간 빠지는 끝내기 2루타를 맞고 한화가 4-5로 졌다.
필승조 이민우와 좌완 조동욱이 불펜에 남은 상황이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한 김서현을 좌타 라인에 투입한 것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팀도 지고, 선수도 데미지를 입을 수 있는 결과이긴 하다.
하지만 김경문 한화 감독은 결과보가 과정에 주목했다. 12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인터뷰에 나선 김경문 감독은 “김서현이 맞았지만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그 상황에서 막았으면 정말 대단한 자신감을 얻었겠지만 이제 고등학교에서 온 선수가 바로 퍼펙트하게 막을 순 없다. (황)준서도 그렇고, 우리 젊은 선수들에게 용기를 줬으면 좋겠다”며 미디어와 팬들의 너그러운 시선을 부탁했다.
이어 김 감독은 “사실 그 나이에 그런 상황에 나와 긴장을 많이 했을 텐데 씩씩하게 던졌다. 스트라이크 던지고”라며 “볼볼볼 해서 점수를 내줬다면 실망이지만 자기 공을 던져서 안타를 맞는 건 투수한테 뭐라 하면 안 된다. 난 칭찬하고 싶다. 잘 던졌다”고 김서현에게 힘을 실어줬다.
이주형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임병욱과 도슨에게 맞은 안타는 둘 다 직구가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온 것이었다. 각각 초구와 1B-1S에서 맞은 3구째 공으로 불리한 카운트도 아니었다. 김 감독은 김서현이 피하지 않고 승부를 들어간 것을 좋게 봤다.
김 감독은 “준서도 그렇고 우리 젊은 투수들이 경험의 문제지, 계속 나와서 던지다 보면 (등판 타이밍이나 보직이) 자연스러워질 때가 올 것이다. 시즌 끝날 무렵에는 그렇게 될 것이다”며 김서현과 황준서에게 계속 기회를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화는 이날 LG 우완 선발 최원태를 맞아 김강민(중견수) 황영묵(2루수) 요나단 페라자(좌익수) 안치홍(지명타자) 채은성(1루수) 김태연(우익수) 이재원(포수) 문현빈(3루수) 이도윤(유격수) 순으로 라인업을 짰다. 선발투수는 문동주.
전날 하루 휴식을 취한 김태연이 라인업에 복귀했다. 김 감독은 “어디 안 좋은 건 아니었다. 수비를 잘하니까 그동안 1루수, 우익수를 오가면서 쉬지 않고 뛰었다. 대타 생각을 하면서 쉬게 해준 것이다”고 설명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