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보다 더 인기 폭발이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앞세운 MMORPG ‘로드나인’이 올 여름 게이머들 사이에 ‘비정상’ 밈으로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게임 출시 전, 거창한 쇼케이스에서 ‘로드나인’ 운영진이 호언장담한 “비정상의 정상화”는 비정상으로 돌아가는 한국 리니지 라이크 게임을 정상으로 되돌리겠다는 다부진 의지와 각오 다짐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는?
12일 정오 출시한 ‘로드나인’은 사실 그 나물에 그 비빔밥인 리니지 라이크의 전형이다. 새로울 것도 없고 달라진 것도 없는 리니지 라이크 그대로다. 과금 체계도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저희 과금 착해요”라고 내숭을 떨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벼룩의 간을 들어내는 기존 K게임 리니지 라이크들과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이에 ‘로드나인’을 맛본 일부 게이머와 유튜버들이 인터넷, 유튜브 등을 통해 촌철살인의 밈을 쏟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게 ‘비정상의 정상’화다. 여기서 ‘정상’은 꼭대기다. 영어로 TOP이란다. 기존 리니지 라이크의 비정상들 가운데서도 단연 정상을 차지했다고 비꼬는 지적이다.
최근 업계의 ‘비정상’적인 잘못을 ‘로드나인’이 ‘정상화’시켰다는 역발상 밈도 떠도는 중이다. 공언했던 출시일에 게임이 제대로 돌아갔던 비정상, 리니지 라이크 답지않게 캐릭터 그래픽에 공을 들인 비정상, 흑우들을 낚으려고 초번 선심 공세를 펼치는 비정상 등을 ‘로드나인’이 모두 정상으로 되돌렸다는 것. 리니지 라이크를 즐기거나 욕하는 게이머들이라면 누구나 ‘빵’터질 역설법이다.
‘로드나인’ 측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을 터다. 출시하자마자 온갖 렉과 버그로 긴급점검에 연장 또 연장 점검 등으로 고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최적화 수준도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 구리디 구린 그래픽과 타격감, 게임 UI 등은 덤이다. 이벤트 선물을 받겠다고 짜증나는 카톡 알림을 참아가며 기다렸던 쿠폰 서비스도 제 때 받지못한 불만 글들이 터져나오고 있다.
그래도 스마일게이트 등 운영 제작진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강조한 ‘착한 과금’ 하나로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룬 것 아닌가. 천만에 말씀이다. ‘로드나인’의 캐시 재화인 다이아의 가격은 기존 리니지 라이크 류의 3분의 1 수준이다. 겉으로 보면 착하다. 거기에 오픈 기념으로 10% 할인중이다. 그런데 이걸 왜 사는가? 상당수 게이머는 아바타 뽑기권을 살려고 다이아를 구매한다. 아바타 뽑기권은 기존 리니지 라이크 류의 세 배 가격이다. 여기서 고사성어 하나, 머리에 팍 꽂힌다. ‘조삼모사’
비정상의 정상화로 한국 게이머들 뒷골을 잡게 만든(웃기거나 열받거나) ‘로드나인’이 이후 어떤 행보로 심하게 구겨진 체면을 되살릴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방법은 하나다. 이제라도 '비정상'을 진정한 '정상'으로 만드는 매직을 선보일 때다. / mcgwire@osen.co.kr
<사진> '로드나인'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