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의 저주는 계속되어야 한다".
스페인 대표팀의 미드필더인 다니 올모는 13일(한국시간) 스페인 '센트레 골즈'와 인터뷰에서 "나는 독일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을 막아서 해리 케인에게 '트로피의 저주'를 이어준 사람이다"라면서 "유로에서도 그 저주를 이어주겠다"라고 당찬 포부 겸 도발을 남겼다.
잉글랜드와 스페인은 오는 15일 오전 4시 독일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스페인은 2012 유로 우승 이후 12년 만의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반면 잉글랜드는 염원의 첫 유로 우승을 꿈꾼다.
양 팀의 토너먼트 여정은 다소 상반됐다. 스페인은 토너먼트에서 일명 죽음의 조에 포함돼서 16강 조지아(4-1 승)를 제외하곤 독일(2-1 승)과 프랑스(2-1 승) 같은 우승 후보들을 모두 격침시켰다. 최악의 유로라고 혹평받는 대회지만 스페인만큼은 달랐다는 평가다.
반면 잉글랜드는 토너먼트 내내 좀비 같은 모습을 보였다. 16강 슬로바키아전에선 종료 직전 주드 벨링엄의 극장 동점골로 기사회생했고, 8강에선 승부차기 끝에 스위스를 제압했다. 4강에서도 추가시간 역전골로 네덜란드를 잡아냈다. 선제 실점 후 엄청난 뒷심으로 뒤집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잉글랜드다.
심지어 영국의 찰스 3세 국왕이 대표팀의 결승행을 치하하면서 "제발 이번에는 정규 시간 내로 끝내달라. 잉글랜드 대표팀이 자꾸 연장전이나 승부차기로 가서 이겨서 영국 국민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라고 고개를 저을 정도였다.
지난 유로서 이탈리아에 승부차기 끝에 패배한 잉글랜드 내 분위기는 매우 들떠있다. 특히나 잉글랜드 대표팀의 주장 케인 입장에서는 염원의 트로피를 차지할 수 있는 상황. 손흥민과 함께 리그에서만 47골을 합작하며 디디에 드록바-프랭크 램파드 듀오(36골)를 제치고 최다 합작골 기록을 세운 최강 듀오로도 우승이 없다.
심지어 트로피를 위해 지난 시즌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우승 트로피를 노렸지만 여전히 무관이다. 리그 11연패를 질주하던 뮌헨은 케인이 입단하고 리그서 바이어 레버쿠젠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특히 라이프치히한테 발목이 잡힌 것이 컸다.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케인의 '노 트로피'는 관심의 대상. 실제로 뮌헨에서도 준우승에 그치자 케인을 향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뮌헨의 발목을 결정적으로 잡은 라이프치히의 올모도 이러한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다시 '준우승'을 선사하겠다고 약속했다.
올모는 "케인은 독일에서도 트로피의 저주에 시달리고 있다. 내가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케인과 뮌헨을 막아냈다"라면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유로에서도 잉글랜드 상대로 승리해서 케인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사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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