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새 4번타자로 발탁된 3루수 문보경(24)이 쐐기 홈런으로 팀의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4번타자로 나선 4경기에서 홈런 2개를 터뜨리며 거포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문보경은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벌어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 4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시즌 12호 투런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하며 LG의 7-3 승리와 4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1회 첫 타석부터 문보경의 배트가 날카롭게 돌았다. 1사 1,2루찬스에서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의 3구째 낮은 커브를 우전 안타로 만들며 만루 찬스를 연결했다. 이어 박동원의 좌익수 희생플라이와 오지환의 우전 적시타로 LG가 2점을 선취하는 데 있어 발판을 마련했다.
2회 박해민의 솔로 홈런이 터진 후 5회까지 추가점이 나지 않아 3점차 불안한 리드를 이어가던 LG는 6회 문보경의 투런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무사 1루에서 한화 우완 김규연의 초구 바깥쪽 높게 들어온 시속 147km 직구를 밀어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 시즌 12호 홈런.
8회초 무사 1,3루 찬스에서도 유격수 쪽 내야 안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타점까지 올렸다. 문보경의 3안타 3타점 맹타 속에 LG는 한화의 추격을 따돌리고 7-3으로 승리, 4연패 늪에서 벗어났다.
문보경은 지난 10일 잠실 KIA전부터 이날까지 최근 4경기 연속 4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3번 타순으로 한 칸 올라가면서 문보경에게 4번 중책이 주어졌다. 염경엽 LG 감독은 내년부터 문보경을 4번타자로 키울 생각이었지만 계획이 반년 정도 앞당겨졌다.
타점 생산 능력이 좋은 오스틴을 3번 타순에 전진 배치, 출루율이 높은 1~2번 테이블 세터 홍창기와 문성주 바로 뒤에 붙여 득점력을을 높이기 위한 변화였다. 새로운 4번타자 문보경에 대한 믿음 없이는 불가능한 결정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문보경은 내년부터 4번을 줄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제 4번으로 시작했으니 크게 헤매지 않는 이상 계속 기회를 줄 것이다”고 신뢰를 표했다.
4번타자로 발탁된 지난 10일 잠실 KIA전 2회 첫 타석부터 양현종에게 우월 솔로 홈런으로 새 타순에서 첫 홈런을 신고한 문보경은 이날 한화전 투런포까지 4경기 만에 홈런 2개를 치며 장타력을 뽐냈다. 5월까지 58경기 4홈런에 그쳤지만 6월 이후 33경기 8홈런을 몰아치고 있다. 6월 이후 리그 전체 홈런 공동 5위. 오스틴과 함께 LG 팀 내 최다 홈런이다.
경기 후 문보경은 "이겨서 좋다. 내가 홈런을 친 것보다 팀이 연패를 끊고 승리한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다"며 홈런 상황에 대해 "직구를 놓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 이전 타석에서 직구가 파울이 되고, 결과가 좋지 못했다. 그래서 타이밍을 앞으로 가져가면서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며 "날씨가 많이 습하고 더운데 대전까지 원정 응원을 와주신 팬분들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감사 인사도 잊지 않았다.
아직 시즌이 53경기 더 남아있는데 12홈런으로 지난해 10개를 이미 넘어섰다. 4번타자다운 좋은 변화. 산술적으로 19홈런 페이스를 보이며 데뷔 첫 20홈런에 대한 기대감도 높이고 있는 문보경은 "홈런이 작년보다 늘은 이유는 딱히 모르겠다. 대신 타석에 들어서면 스윙을 크게 한다는 개념보다 삼진을 두려워하지 않고 강하게 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진율이 지난해 15.3%에서 올해 18.5%로 높아지긴 했지만 장타율(.448→.471)도 그만큼 향상됐다. 그렇다고 타율(.301→.290)이나 출루율(.377→.363)이 크게 떨어진 것도 아니다. 정확성과 선구안을 유지하면서 장타력이 상승하고 있으니 더욱 고무적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