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사업가 백종원의 위트가 손석희를 당황하게 했다.
지난 13일 첫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외식 사업가 백종원이 출연해 다양한 질문에 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백종원은 이날 가맹점주와 갈등을 비롯해 다브랜드 경영 논란에 대해 송곳같이 질문하는 손석희에 맞서 솔직한 심경과 소신을 밝혔다.
특히 백종원의 취향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밥과 면 중 하나만 먹어야 한다면 밥을 선택했고, 여행에서는 볼거리보다는 맛집을 택한 백종원. 그는 ‘1억이 생긴다면 가게 인테리어를 바꿀지, 입지 조건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지’를 묻자 “제작진이 정보가 부족하다. 1억으로는 뭣도 안된다”고 말했다.
손석희는 자신의 재량으로 1억에서 5억으로 금액을 상향했다. 이에 백종원은 웃더니 “그럼 딴거 해야쥬”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당황한 손석희는 물을 찾더니 원샷을 했고, “다른거 하자고 말한 바람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백종원은 5억이 생긴다면 이사를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백종원은 방청객들과 즉문즉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가게 근처 공영주차장과 맛집 골목을 노리고 국밥집을 오픈했지만 공영주차장이 폐쇄되고 문화센터가 들어서 매출이 급감했다는 방청객의 질문에 백종원은 “음식은 잘하실지 모르겠지만 장사는 0점이다. 가게 옆 공사장은 매출 향상의 기회다. 공사장 인력을 고객으로 유치해야 한다. 그리고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연구해야 한다. 커뮤니티 센터를 파악해 메뉴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메뉴만 180개에 달한다는 카페 사장님이 기준을 어떻게 둬야할지 묻자 백종원은 “고객 눈높이 측정을 잘못하신 것 같다. 세곚거으로 유명한 커피를 만드는 분의 커피를 마시면 산미가 있고 그렇다고 하지만 대중성이 높은 건 검게 태운 원두다. 로스팅 하는 사람은 욕하지만 실질적으로 그게 제일 잘 팔린다”며 “외식업을 처음하는 분들은 개성이 있다.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건 실패의 지름길이다. 내가 팔고자 하는 음식을 설득할 게 아니라 음식 타깃 고객층을 파악하고 마름모를 만들어야 한다. 개성을 버리고 가장 많은 입맛에 맞춰야 한다. 양보하고 절제하는 훈련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백종원은 자영업자들에게 공감하며 “인건비, 임대료가 올라가면서 소형화가 되는데 가장 많이 기대는건 배달이다. 그런데 리뷰 점수가 낮으면 타격이 크다. 더 힘든 건 생각지도 못한 리뷰, 이상한 요구 조건이다. 하루 종일, 한달 내내 심적으로 고통 받는다. 심한 경우 폐업을 고민하기도 한다. 자영업자에게 필요한 건 주문을 거부할 권리를 줬으면 좋겠다. 손님은 얼마든지 업체를 고를 수 있다. 손님에게 선택권이 있듯 자영업자를 지킬 최소한의 선택권도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손석희의 질문들’ 2회에는 김태호 PD 등이 출연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