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투구가 첫 번째이다".
SSG 랜더스 불혹의 홀드맨 노경은(40)이 놀라운 등판이닝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중요한 시점에 등판해 2이닝을 1사구만 내주고 무실점 완벽투구를 펼치며 15-9 승리를 이끌었다.
위기상황이었다. 팀이 7-0으로 여유있게 앞서다 KIA의 강력한 타선에 당했다. 선발 송영진이 잘 던지나 5회 4점을 내주었고 6회는 뒤를 이은 조병현이 5회 만루홈런 등 5점을 허용하고 7-9로 역전을 내주었다. 그러나 7회초 5점을 뽑아 재역전에 성공한 시점이었다. KIA 타선의 힘을 생각하면 안심하기 어려운 3점차 리드였다.
그러나 노경은은 마운드에 올라가 7타자를 상대로 김도영의 몸에 맞힌 볼을 제외하고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40살의 나이에 멀티이닝을 소화하며 팀의 3연승에 큰 기여를 했다. 자신도 승리투수가 되었다. 이숭용 감독은 "경은이의 2이닝 호투가 승리를 지켰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200%이상 소화해주어 칭찬하고 싶다. 후배 선수들에게도 귀감이 될 거 같다"고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올해도 든든한 필승맨이다. 47경기에 등판해 53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3패20홀드 평균자책점 2.12의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작년 불펜투수 가운데 최다이닝을 던지며 30홀드(2위)를 따낸데 이어 올해도 불펜 최다이닝을 소화하는 등 놀라운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구위와 체력 모두 리그 최상의 필승맨으로 자리하고 있다.
경기후 노경은은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경기 분위기가 딱 난타전이었다. 이럴때 투수들이 '랜드 존슨도 올라와도 털린다'고 농담한다. 최대한 선두타자 볼넷을 안주려고 했다. 풀카운트까지 갔는데 볼넷 보다는 안타로 내보내는게 심리적으로 나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으로 던졌다. 운이 잘 따랐다. 야구는 실투 했는데 아웃되고 기가 막히게 던졌는데 안타가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불혹의 나이에도 많은 이닝과 우등성적을 내는 비결도 설명했다. "상대 타자들이 내 전력분석을 통해 초구와 2구에 많이 덤비더라. 그렇다고 내가 도망갈 필요는 없다. 더 치려고 하면 잘됐다고 치려고 준다. 대신 변화구를 노리면 직구, 직구를 노리면 변화구를 던진다고 생각한다. 그만 둘 때가 되면 (상대가 무엇을 노리는지)다 보인다고 그러더라"며 웃었다.
이어 "체력적으로 문제를 느끼지 않는다. 쓸데없는 공을 던지지 않는다. 보통 연습 때 공 던지고 경기 때 또 던진다. 오늘 던졌으면 내일 연습할 때 아예 공을 만지지 않고 경기에 나선다. 자기가 불안해서 연습 때 많이 던지면 팔 컨디션에 영향을 받는다. 단기전이 아니고 마라톤이다. 팔 컨디션만 잘 유지하면 된다. 내가 뻣뻣해서 유연성이 아닌 근력과 탄력으로 던진다. 근력에 많이 신경쓰고 있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후배들을 위한 멘탈관리법도 소개했다. "후배들에게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것이 있다. (6회 5실점)(조)병현이가 오늘 같은 경기를 해서 나중에 홀드왕 또는 세이브왕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다. 어차피 중간투수는 경기를 많이 치른다. 만루홈런 맞아도 다음에 만회하면 된다. (3회 헤드샷 퇴장) (오)원석도 그래서 다승왕을 하는 날이 온다"고 강조했다.
경이로운 점은 3연투 멀티이닝도 불사한다는 것이다. "3연속 멀티이닝도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안좋으면 감독과 코치님이 판단하고 뺀다. 아프지 않는 한 개의치 않고 무조건 나갈 수 있다. 대신 투구수를 줄여야 한다. 공격적인 투구가 첫 번째이다. 땀이 식지 않도록 하고 에너지 드링크 잘 먹고 잘 유지하면 된다"며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한마디 한마디가 젊은 필승맨들에게는 피가 되고 살이되는 금과옥조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