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 눈물 나". 방송인 전현무가 생애 첫 정신과 상담을 받는 모습이 '나 혼자 산다'에 등장할 전망이다. 공황장애를 고백하며 달리기를 시작하지 않았으면 죽었을 수도 있었다던 또 다른 '나 혼자 산다' 멤버 웹툰작가 기안84의 고백까지 있던 상황. 최고 인기를 자랑하는 장수 예능 출연자로 활약 중인 두 사람의 고백이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18일 MBC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약칭 '나혼산') 측은 오는 19일 방송될 55회 속 전현무의 분량이 담긴 스틸 컷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전현무가 만 46세 평생 중 처음으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모습이 담겨 이목을 끌었다.
특히 '나혼산' 측은 전현무가 촬영 당시 "너무 정신없이 살다 보니까, 알맹이 없는 삶이 되는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며 정신과 상담의 이유를 설명했다. 기초적인 문진표에서도 쉽게 대답을 적지 못하고 당황한 전현무는 상담 과정에서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모습에 울컥하는가 하면, 어디서도 꺼내지 못한 속마음을 털어놨다고.
실제 전현무는 지난해 파일럿부터 시작해 정규 편성작까지 고정 프로그램만 '21개'를 소화한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사실이 화제를 모으자 전현무 본인조차 제작발표회와 같은 공식석상에서 여러차례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혀를 내둘렀던 터다.
바쁘게 살아온 만큼 현재 전현무는 유재석 못지 않는 '국민 MC'라 불릴 정도로 방송인으로서 남다른 주가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의 '열일'을 향하 팬들과 대중의 우려도 존재하는 상황. '나혼산'에서 이러한 전현무의 상황과 마음 속 현주소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미 최근 방송된 '나혼산'에서 전현무는 또 다른 고정 멤버인 코미디언 박나래와 '촌캉스'를 떠나며 속마음을 고백한 바 있다. '트민남(트렌드에 민감한 남자)'을 표방하며 누구보다 시티라이프 취향이라던 전현무에게 '촌캉스'는 생전 선택하지 않았을 휴식 방법이었지만, 그렇기에 일상을 떠난 그의 진솔한 속마음이 드러날 수 있었다. 당시 전현무는 박나래에게 '불안감'을 고백해 놀라움과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터다.
'나혼산'에 오랜 기간 출연하며 이 같은 고충을 고백한 스타는 전현무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인기 멤버인 기안84 또한 오랜 시간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 시상식에서도 관련 약 복용 사실을 언급할 정도다. 심지어 기안84는 개인 유튜브 채널 '인생84'를 통해 취미인 달리기에 대한 애착을 밝히며 "아마 나는 달리기를 하지 않았으면 지금쯤 죽었을 수도 있다. 왜냐하면 항상 책상에 앉아서 그림 그리고 마감하고 스트레스는 술을 마셔서 풀고 또 마감하고 또 스트레스 받고. 내가 서른한 살에 웹툰 '복학왕'을 첫 연재한 날 영동 고속도로에서 차를 타고 가다 공황장애가 온 뒤부터 달리기를 열심히 했다. 스스로 내가 통제를 못할 것 같은 그런 공포감이 있었다"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전현무부터 기안84까지 '나혼산'을 통해, 또 다른 방송을 통해 스스로의 일상을 낱낱이 공개하고 웹툰이나 그림 같은 작품을 통해 일거수일투족을 평가받고 있다. 누군가의 관찰 대상이 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 프로 방송인들의 세계에서 수많은 대중의 각기 다른 평가 기준에 놓인 이들이 남다른 불안가을 갖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동시에 '나혼산'은 이들의 극복 과정을 함께 보여줘 왔다. 최근 '불안'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 사춘기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국내 관객들에게 유독 호평받으며 누적 관객 800만 명을 목전에 두고 있다. '국민MC' 전현무도 '연예대상' 기안84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극복을 위해 나아가는 모습이 '나혼산' 시청자들에게 어떤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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