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박지성-이동국 이어 '현역' 구자철까지..."협회, 바뀌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4.07.19 06: 50

박주호(37)를 시작으로 이영표(47), 박지성(43), 이동국(45), 조원희(41), 김영광(41)에 이어 구자철(35, 제주)까지 대한축구협회를 비판했다. 
구자철은 18일 자신의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무조건 협회 행정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가면, 솔직히, 미래는 없다"라며 대한축구협회(KFA)의 행정 실태를 비판했다. 
KFA는 지난 7일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 울산HD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알렸다. 뒤이어 13일 KFA는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들어간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5개월 동안 감독을 찾아 나선 KFA는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수많은 외국인 감독과 접촉했고 실제로 한국 감독직에 크게 관심을 보인 이도 있었다. 하지만 KFA는 홍명보 감독을 택했다.
논란이 많았던 결정이다.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주호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 시간 가량 열변을 토하며 절차상 문제를 제기했다. 
KFA는 이를 왜곡된 주장이라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주호 뿐만 아니라 이영표 등 여러 축구계 인사들이 KFA의 감독 선임 과정에서 생긴 문제를 지적했다.
[사진] 박주호 개인 유튜브 채널
당시 박주호는 박주호는 "지난 5개월이 너무 아쉽고, 안타깝다. 정말 허무하다. 이제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전력강화위원회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주호는 "지금 흘러가는 방향이면 전강위가 필요없다고 진작에 말했다. 위원회가 필요없다는 확신이 든다. 홍명보 감독님도 안 하신다고 했는데 하게 됐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아무것도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충격적인 내용이 연달아 전해진 박주호의 유튜브 영상이다. 박주호는 "임시 감독 후보로는 황선홍 감독님, 박항서 감독님, 김도훈 감독님 세 분이 언급됐다. 하다 보며 느낀 것인데 1, 2, 3순위를 적었다. 이게 투표로 하는 게 아니다. 감독을 어떻게 투표로 뽑나. 다수결로 어떻게 감독을 정하나"라고 이야기했다.
이에 김환 해설위원은 "투표 했어요?"라고 물었고 박주호는 "했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박주호는 "이해가 안 갔다. 왜 (해당 감독이 해야 하는지) 이유를 썼다. 이유를 적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사진] KBS스포츠 유튜브
이영표 해설위원은 작심 비판에 반성까지 추가했다. 그는 "너무 깜짝 놀랐다. 이번만큼은 협회가 진짜 좋은 외국인 감독을 모셔올 거라는 기대가 있었다. 저도 열망했다. K리그 감독을 빼왔다는 비판에 대해 저는 KFA가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K리그 팬들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 대표팀을 향한 지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홍명보 감독 선임에 크게 놀라움을 표했다.
이어 "저를 포함해 우리 축구인들의 한계를 봤다. 저를 포함해서 우리는 행정을 하면 안 된다. 축구인들은 행정을 하면 안 되고 말 그대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여러 상황을 보며 우리는 아직 그럴만한(행정에 개입할) 자격이 없다"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여기에 더해 이동국, 조원희, 김영광 등 여러 축구인들이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몇몇 언론은 구자철이 지난 17일 김포FC와의 코리아컵 8강전이 마무리된 뒤 "대표팀이 힘든 시기인 게 맞지만, 무조건 비판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구자철은 이 보도가 의도와는 다르게 전달됐다고 알렸다. 그는 "기사가 정말 오해의 소지가 있게 나왔다"라며 "난 기자분들에게 그렇게 얘기하지 않았다. 나도 무조건 협회의 행정이 바뀌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렇게 가면 솔직히 미래는 없다. 하루 빨리 협회의 행정이 제자리를 찾아가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목소리 냈다.
그러면서 그는 "(박)지성이형, (박)주호형의 의견을 무조건 지지한다"라고 전했다.
앞서 12일 박지성은 "첫 번째로 드는 감정은 슬픔"이라며 "한국에서 축구를 시작했고, 아직도 축구라는 분야에 있다. 하지만 '우리가 이것밖에 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라며 KFA를 향한 실망감을 이야기했다. 
[사진] OSEN DB
그는 "둘째로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가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축구인으로서 너무 슬픈 상황을 맞이하고 있고, 마음이 상당히 아픈 상태"라고 전했다.
박지성은 "가장 슬픈 건 뭐 하나 확실한 답이 없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2002 월드컵을 통해 한국 축구는 상당히 변했고, 앞으로 상당히 많이 변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런데 그때와 달라진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이렇게 받았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그는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참담한 기분"이라며 큰 실망감을 전했다. 
구자철은 "그전에도 대화를 자주했고 오늘도 연락했다. 오해가 없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OSEN DB
한편 홍명보 감독은 런던에 방문해 손흥민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KFA 관계자는 "홍명보 감독과 손흥민은 20일 예정된 토트넘 홋스퍼와 퀸즈 파크 레인저스 경기 전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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