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다 합쳐도 '인사이드 아웃2'를 못 이기는 현실 [하수정의 업앤다운]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4.07.18 18: 41

여름 극장가는 영화계에서 1년 중 가장 성수기이자 대목으로 꼽힌다. 그런 이유로 대형 투자·배급사가 엄청난 제작비와 스타 배우들을 투입한 대작 텐트폴(흥행이 기대되는 상업영화) 작품을 내놓고 관객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기존 공식들이 깨졌고, 올해는 예전에 비해 대부분 규모를 줄인 중간 사이즈 영화들을 선보였다. 
'하이재킹'(6월 21일)을 시작으로, '핸섬가이즈'(6월 26일), '탈주'(7월 3일),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7월 12일) 등이 여름 시장을 겨냥해 초조한 마음을 뚜껑을 열었다. 그 결과 흥행 성적은 어땠을까?
하정우·여진구 주연의 '하이재킹'은 순제작비 130억·손익분기점은 300만 명, 이성민·이희준 주연 '핸섬가이즈' 순제작비는 50억·손익분기점은 110만 명, 이제훈·구교환 주연의 '탈주'는 순제작비 80억·손익분기점은 200만 명 초반, 故이선균·주지훈 주연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순제작비 185억·손익분기점은 400만 명으로 알려졌다. 

18일 오후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하이재킹'은 누적관객수 168만 명, '핸섬가이즈'는 139만 명, '탈주'는 148만 명,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45만 명을 기록 중이다. 이 중 극장 수익만으로 제작비를 회수하고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은 '핸섬가이즈' 뿐이다. 올해 개봉한 '파묘', '범죄도시4'에 이어 세 번째로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영화로 자리매김했다.
반면 6월 중순 관객들을 찾은 픽사의 야심작 '인사이드 아웃2'는 누적 774만 명을 넘고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종전 국내 개봉 픽사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1위 '엘리멘탈'의 최종 스코어 724만 명을 제쳤고, '겨울왕국2'(누적 1376만 8797명)와 '겨울왕국'(1032만 9222명)에 이어 국내 개봉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 톱3까지 거머쥐었다.
현재 '인사이드 아웃2'는 '인크레더블2'를 꺾고 픽사 최고 흥행 수익마저 갈아치웠다. 12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화로 1조 7212억 원이 넘는다. 
이번 여름 극장가 한국영화의 부진은 작품 자체의 경쟁력이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메가 히트작 '인사이드 아웃2'의 등장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영화진흥위원회 6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6월 전체 매출액은 1088억 원, 2017~2019년 6월 전체 매출액 평균(1491억 원)의 72.9% 수준으로 전월 대비 0.9%(10억 원) 감소, 전년 동월 대비 25.1%(364억 원) 감소했다. 6월 전체 관객수 역시 1133만 명, 2017~2019년 6월 전체 관객수 평균(1768만 명)의 64.1% 수준으로 전월 대비 0.2%(3만 명) 감소, 전년 동월 대비 22.0%(319만 명) 감소했다. '인사이드 아웃2'는 543억 원(관객 수 564만 명)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성공했으나, 6월 개봉한 한국영화의 사정은 정반대였던 것.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6월 한국영화 매출액은 327억 원, 2017~2019년 6월 한국영화 매출액 평균(587억 원)의 55.8% 수준으로 전월 대비 53.6%(378억 원) 감소, 전년 동월 대비 65.2%(612억 원) 감소했다. 6월 한국영화 관객수는 346만 명, 2017~2019년 6월 한국영화 관객수 평균(702만 명)의 49.3% 수준으로 전월 대비 53.1%(391만 명) 감소, 전년 동월 대비 63.3%(596만 명) 감소했다. 6월 한국영화 관객수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2020년~2021년 6월)을 제외하면 2008년 이후 6월 가운데 최저치를 나타냈다.
영진위 측은 "2022년과 2023년 6월의 경우 '범죄도시2'와 '범죄도시3'가 5월 중순 이후 개봉해 6월까지 흥행하며 한국영화 매출액, 관객수가 증가해 매출액의 경우 6월 기준 역대 최고 한국영화 매출액을 2022년 6월에 기록했고, 2023년 6월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매출액을 나타냈다. 반면 올해는 4~5월에 마블 영화의 개봉이 없었던 이유로 '범죄도시4'가 마블영화가 개봉하는 시기인 4월 하순에 개봉한 탓에 6월 한국영화 흥행작이 부재해 매출액, 관객수가 큰 폭으로 줄었다"며 원인을 분석했다.
향후 개봉되는 한국영화는 조정석표 코미디 '파일럿'(7월 31일), 전도연과 임지연의 워맨스 '리볼버'(8월 7일), 고 이선균의 유작 '행복의 나라', 의외의 복병 혜리 주연의 '빅토리'(8월 14일) 등이다. 하지만 강력한 외화 '슈퍼배드4', '데드풀과 울버린'도 7월 2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아직 200만 고지를 찍은 한국영화가 한 편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남은 작품들이 후반부 반전을 쓸 수 있을까? 한 배급사 관계자는 "안 그래도 상황이 나쁜데, 장마라도 길게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바람을 덧붙였다. 
/ hsjssu@osen.co.kr
[사진] 각 영화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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