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에서 ‘나주 드들강 살인 사건’의 수사 과정이 밝혀졌다.
19일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연출 이지선) 46회에 남설민 형사가 출연해 ‘나주 드들강 사건’의 수사기를 공개했다.
당시, 피해자를 성폭행 후 유기했던 범인 김씨는 절도 사건으로 교도소에 수감되어 DNA를 열심히 공부했다. 범인에게 피해자의 몸에서 발견된 DNA 증거를 들이밀었지만, 당시 잠자리를 가졌던 여성들이 여럿 있었고, 그 중 한 명이 아니겠냐며 발뺌했다.
결국 2년 뒤, 증거불충분으로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의학적으로는 정액이 몸에 3일 동안 남아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성폭행과 살인의 연쇄성을 입증할 수 없었던 것이었다.
2015년 불기소 처분 5개월후, 미제 사건 수사팀이 꾸려지면서 수사가 다시 시작되었다. 당시 살인 사건의 용의 선상을 피해가기 위해 저질런던 절도 사건의 수사 기록을 통해 실마리를 다시 찾은 수사팀. 당시 김씨와 만나고 있던 전 여자친구와 가까스로 연락이 닿아 당시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전 여자친구 역시 살해 당할 뻔 했던 전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씨가 원치 않는 성관계를 자주 요구했고, 이를 거부하자 자신의 목을 졸라 죽이려 했다는 것이었다. 자신 뿐만 아니라 친구까지 그루밍과 가스라이팅을 통해 지속적으로 괴롭혀 왔던 것이 밝혀졌다.
피해 여학생의 다이어리를 찬찬히 살펴보던 중, 지난 해 2000년 11월 30일 ‘마법’이라고 쓴 내용을 발견했다. 여성의 생리 주기를 토대로 추정해 본 결과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가 생리 중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고, 사건 당시 사진에 남아있던 ‘정액+혈흔’의 증거를 통해 과학적 증거를 확보하게 됐다.
당시 정액을 채취했을 때, 정액과 혈흔이 전혀 섞이지 않은 상태로 발견됐다. 이날 형사는 "생리 중에 관계를 가졌다면, 여성이 조금만 움직여도 정액과 혈흔이 섞이길 마련이다"라며 "이렇게 깨끗하게 분리된 상태로 채취됐다면, 여고생이 성폭행당한 상태에서 바로 살해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정황을 밝혔다.
수사팀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실험까지 했다. 실제 혈흔과 정액을 섞으면 15분 만에 섞이었지만, 움직임이 없으면 최대 6시간 30분까지 분리가 된 상태가 유지되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결정적 증거를 확보한 경찰은 재수사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chaeyoon1@osen.co.kr
[사진] ‘용감한 형사들3’ 방송 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