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결국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를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켈리는 구단의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20일 두산전 선발 등판을 자청했다.
켈리는 2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전 선발 등판이 LG 유니폼을 입고 '고별 경기'를 치른다. LG 구단은 경기 후 조촐한 고별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염경엽 감독은 20일 잠실구장에서 두산전에 앞서 켈리의 교체 결정과 이날 선발 등판에 대해 설명했다.
염 감독은 “어제(19일) 아침에 새 외국인 투수와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켈리를 선발로 안 쓰려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5년 이상 우리 팀에서 뛰었고 무엇이든 마지막까지 잘 해주고 싶었다. 프런트와 상의해서 팬들 앞에서 고별 무대를 갖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켈리에게 그 결정을 맡겼다. (방출) 상황 설명을 해주고, 마지막 경기를 던지고 갈지, 그냥 팬들에게 인사만 하고 갈지 의견을 물었다. 켈리가 가족과 상의하고, 어제 경기 끝나기 전에 얘기해주겠다고 하더라. 경기 끝나고 켈리가 오늘 선발로 던지겠다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LG 구단은 켈리의 웨이버 신청을 하루 미루기로 했고, 켈리의 방출 결정 소식은 이날 경기 전 감독 브리핑에서 공개했다. 켈리는 20일 두산전 선발로 던지겠다고 하면서 구단에 “외국인 선수 교체 발표를 경기 전까지 발표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염 감독은 새 외국인 투수에 대해 “영상을 봤는데 회전수가 굉장히 좋은 것 같고, 슬라이더가 최고의 장점이다. 좌타자 상대로 체인지업도 나쁘지 않다”며 “가장 좋은 것은 외국인 치고는 좌우를 이용할 수 있는, 상하보다는 좌우 코너를 쓸 수 있는 커맨드를 갖고 있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동기부여가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안 쓰는데, 본인이 원하면 또 마지막 모습을 잘 보이고 가고 싶은 동기부여는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프런트와 상의해서 그런 결정을 했고, 켈리가 아내와 상의해서 마지막으로 던지고 싶다”고 했다.
이어 “켈리는 정상적으로 선발 투수로 던질 것이다. 6이닝 3~4점 줄 때까지는 평소처럼 똑같이 운영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하고 마지막으로 같이 시합을 하고 가는 것과, 다른 팀 용병들처럼 그냥 인사만 하고 가는 것은 분명히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또 마지막에 어떻게든 켈리의 승리를 만들어서 보내는 것도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아마 야수들이 엄청 열심히 할 거다. 그러면 켈리도 열심히 던질 거고, 그런 동기부여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는 켈리와 6년간 동행을 마치지만, 앞으로 인연을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염 감독은 "켈리가 은퇴하고, 우리 팀이 미국 애리조나로 캠프를 가면 켈리를 한 달 정도 인스트럭터로 쓸 수도 있다. 좋으면 코치도 될 수 있고, 켈리와 우리 관계는 계속 좋은 관계로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5시 켈리는 잠실구장 그라운드에 나와 몸을 풀기 시작하자, LG팬들은 박수갈채를 보내며 격려했다. 켈리는 외야 워닝 트랙을 뛰면서 팬들을 향해 손을 흔들어주고, 손하트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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