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별생각 없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정훈이 모처럼 활짝 웃었다. 정훈은 지난 1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결승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2득점으로 10-6 승리를 이끌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그는 “그냥 별생각 없었다.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최근 들어 너무 안 좋다 보니까 고민도 많이 했다. 항상 한 경기에 목숨을 건다는 마음으로 해왔는데 최근 들어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또 “베테랑 선수로서 여유 있게 하려고 하다 보니 야구장에서 잘 웃지도 않는 편인데 야구도 못하면서 웃음이 나왔다. 아직 정신을 못 차리는구나 싶었다. 오늘 경기에 나가게 된다면 잘하든 못하든 미친 듯이 해보자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그라운드에서 투지 넘치는 플레이가 돋보이는 정훈은 경기 후 다리를 절뚝거리는 모습이었다. ‘괜찮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안 괜찮다”고 답한 정훈은 “이런 게 제가 하는 야구다. 나이가 들었지만 생각 없이 미친 듯이 뛰고 하는 게 내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야구를 알고 하는 것처럼 하니까 오히려 더 안 되고 결과가 안 나왔다.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나이 생각 안 하고 부끄러움도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거 다 하자는 마음으로 하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평소 나승엽에게 1루 수비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 정훈은 “제가 어떻게 해왔는지 이야기해주고 제가 안 되는 부분도 이야기해줬다. 예를 들어 ‘나는 이 부분이 제대로 안 됐는데 너는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제가 알고 있는 범위 안에서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19일 경기에서 3루수에서 1루수로 수비 위치를 옮긴 그는 “역시 1루가 편하다. 집에 온 느낌이라고 할까”라고 씩 웃었다.
한편 정훈은 20일 경기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김태형 감독은 “체력 안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에 따라 대타로 나설 전망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