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가 김태호 PD의 새 예능 프로그램 ‘My name is 가브리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20일 오후 방송된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는 김태호 PD가 출연해 손석희와 이야기를 나눴다.
손석희와 김태호는 과거 MBC에 소속되어 있던 선후배 사이. 손석희는 1984년 MBC에 입사해 2006년 퇴사 후 2013년 JTBC 보도부문 사장으로 취임, 지난해 JTBC에서도 퇴사했다. 김태호 PD는 2001년 입사해 2021년 12월 퇴사했으며 제작사 TEO(테오)를 설립했다.
김태호 PD는 “여기에 나올 때 고민했다. 저는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 두렵기도 하다. ‘무한도전’ 때도 편집할 때 PD들과 내용상 재미가 있다면 나와도 되는데 재미 없다면 굳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걱정했던 것은 그동안 후배들에게서 ‘라디오스타’ 섭외 연락이 꽤 왔는데 재미있게 할 자신 없다 고사했는데 올때 앞에 서있을까봐 걱정했다”고 말했고, 손석희는 “저한테도 출연하라고 했다. 제가 농담으로 김구라 씨정도면 얼마든지”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MBC의 사람이었지만 현재는 아닌 두 사람이 다시 MBC에서 만난 바, 특히 김태호는 최근 JTBC에서 새 예능 프로그램 ‘My name is 가브리엘’을 선보이고 있는 상황. 이를 언급하며 손석희는 “방송되는 채널이 제 전 직장이었던 JTBC다. MBC에 둘이 앉아서 이런 얘기를 하는 건 좀 이상하긴 하다. 감회가 새롭다기 보다는 이상하기도 하다”며 “MBC를 나갔다가 JTBC를 갔다가 다시 MBC로 온 사람이 JTBC 프로그램이 잘되기를 바라는 묘한 상황이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김태호는 MBC 퇴사를 결심한 이유로 “싫어해서 떠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마음이 컸다. ‘무한도전’으로 큰 재미를 본 몇년 후 부터는 마음 한 구석에 있던 감정이 토요일 황금시간대를 나만 즐겨도 되나 싶었다. 나때문에 후배들이 이자리를 못해봤겠다는 고민이 있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뭔가 해볼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회사에 퇴사 의사를 내비쳤을 때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처럼 배위에 혼자 있는 느낌이었다. 방향을 어디로 해야될지를 고민했다. 망망대해에 있다 보니까 막막했는데 그때 당시만해도 콘텐츠업이 성황이었으니까 어느쪽으로 가든 대륙에 닿겠다 자신감으로 퇴사했다”고 전했다.
최근 ‘무한도전’이 유튜브를 타고 역주행을 하며 새로운 ‘무도 키즈’를 탄생시키는가 하면 ‘무한도전’이 미래를 예언한다며 ‘무한계시록’이라는 콘텐츠가 만들어지기도.
김태호는 “이런 제작자들이 유튜브에 계시기 때문에 유튜브는 파도파도 새로운 콘텐츠들이 나올 수 있다. 유튜브가 접근도 쉽고 원가 콘텐츠가 많다보니까 알고리즘으로 소개해주니까 한 번 들어가면 헤어나올 수 없다”고 감탄했다.
이에 손석희는 “계속 알고리즘으로 공격한다. 저는 그게 싫어서 (유튜브를) 잘 안본다. 저는 유튜브 안 할 거다. 저는 나름 신조가 있다. 저 나름대로는 무사는 곁불을 쬐지 않는다 라는 신조가 있어서. 그러다 한 달 뒤에 열심히 나가고 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태호는 “저는 예전부터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다. 요즘 유튜브 환경에 적응된 제작자들은 모를 수 있는데 이거 보시면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실 것 같다. 저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고, 손석희는 “끝나고 따로 만나뵙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한 두 사람은 김태호의 신작 ‘My name is 가브리엘’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손석희는 ‘My name is 가브리엘’에 대해 “스타가 해외로 나가 다른 사람의 삶을 살아본다. 독특한 발상인 것 같다”고 평했다.
가브리엘은 누구냐는 질문에 김태호는 “이게 참 어려운 제목이긴 하다. 제가 예를 들 때 말했던 게 가브리엘이었다. 처음부터 저희끼리는 가브리엘이라고 불렀다. 그러다 보니 이름이 조금 어려워지기는 했다”고 답했다.
이에 손석희는 “제가 아마 아직 JTBC 사장으로 있었으면 ‘뭐야 이거’ 그랬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태호는 시청률 아쉽지 않냐는 질문에 “저희는 단시간에 이걸 1등할 생각은 없었고 이 시간대에 입점했다는 것만으로도 JTBC에서 신뢰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들에게는 끝 기억이 좋아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걸 보고 달려가는 거다”라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손석희의 질문들’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