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대체 외인 선수 시라카와의 부진이 심상찮다.
시라카와는 올해 KBO리그에서 깜짝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KBO는 올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가 시즌 중 부상으로 이탈할 경우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제도’를 처음 도입했다.
시라카와는 5월말 KBO 최초 ‘대체 외인 선수’로 SSG 랜더스와 계약했다. 일본 독립리그에서 뛰던 시라카와는 180만엔(약 1500만원)에 계약했다.
시라카와는 150km의 빠른 볼과 포크볼을 주무기로 SSG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다. 5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하며 경쟁력을 보여줬다. 1경기 1⅓이닝 8실점으로 크게 부진한 것을 제외하면 4경기에서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SSG와 6주 계약이 끝난 시라카와는 한국에서 계속 뛸 기회를 잡았다. 두산은 외국인 투수 브랜든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시라카와를 ‘대체 외인 선수’로 영입한 것이다.
두산은 SSG에서 보여준 시라카와의 구위를 기대하며, 6주 계약에 연봉을 400만엔(약 3400만원)으로 인상해 계약했다. SSG에서 받은 연봉의 2배가 넘는다.
그런데 시라카와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서 2경기 모두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3피안타 6볼넷 4실점(2자책)으로 조기 강판됐다.
이어 지난 19일 잠실 LG전에서도 3이닝 4피안타 3볼넷 1사구 5실점을 하며 일찍 마운드를 내려왔다. 2경기 모두 만루 상황에서 교체됐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등판한 2경기 평균자책점은 9.45다.
이승엽 감독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시라카와 부진에 대해 “제구 문제인데, 아무래도 구위적인 문제보다는 마음적인, 멘탈적인 부분이 아닐까 싶다. 구위적인 부분은 전혀 문제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2만명이 넘는 많은 관중들 앞에서 유독 성적이 안 좋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심리적으로 흔들려 제구력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봤다. 두산에서 등판한 2경기는 모두 잠실구장 매진(2만 3750명) 경기였다. SSG 시절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도 2만명이 넘는 롯데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열기에 주눅이 들며 대량 실점(8실점)으로 무너졌다.
이승엽 감독은 “아무래도 선수가 경험을 지금 하고 있는 상태인데, (일본) 독립리그에서 어떻게 보면 이제 프로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KBO리그에서 많은 관중들 앞에서 던지다 보니까,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았다고 하니까, 그 부분이 적응하는 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거 같다. SSG에서 적응을 했다고 생각해 괜찮을 것 같은데…”라고 아쉬워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