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승을 달리며 1위 독주 채비를 갖춘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MVP 페이스를 보이고 있는 주전 3루수 김도영(21)을 선발 라인업에서 뺐다. 휴식 차원이다.
KIA는 21일 광주 한화전에 우완 선발 라이언 와이스를 맞아 서건창(1루수) 최원준(중견수) 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김선빈(2루수) 한준수(포수) 변우혁(3루수) 홍종표(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황동하.
주전 3루수 김도영의 선발 제외가 눈에 띈다. 지난 5월18일 창원 NC전부터 20일 대전 한화전까지 최근 49경기 모두 선발 출장한 김도영에겐 50경기 만의 선발 제외.
지난 5월14일 광주 두산전에서 수비 중 타구에 맞아 왼쪽 손목을 다친 뒤 2경기 연속 결장했고, 5월17일 창원 NC전에 8회 대타로 교체 출장한 것을 빼고 김도영은 90경기를 선발 출장했다. 3루수로 752이닝을 소화하며 리그 전체 내야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수비했다. 외야수를 포함하면 SSG 중견수 최지훈(766이닝) 다음으로 많은 수비 이닝.
시즌 초반부터 투타 가리지 않고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며 과부하 방지에 신경쓴 이범호 감독이지만 공수주에서 비중이 큰 김도영은 쉽게 뺄 수 없었다. 날이 무더운 여름이 되어서도 김도영은 계속 뛰었고, 이범호 감독은 휴식 타이밍을 봤다. 지난 18일 지명타자로 3루 수비를 나서지 않았고, 이날은 라인업 제외로 휴식을 받았다. 김도영과 함께 주전 유격수 박찬호도 동반 선발 제외로 휴식을 갖는다.
이범호 감독은 21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내야수들을 계속 빼주지도 못했다. 오늘은 도영이와 찬호에게 휴식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내일(월요일)까지 이틀 쉬면 그 다음부터 회복이 많이 되진 않더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완전한 휴식이 될지는 경기 상황을 봐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이기는 경기가 되면 대타로 나갈 수 있다”며 “스타팅에서만 빼줘도 경기 준비하는 데 있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다. 내야수들은 수비에서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올 시즌 팀 내 최다 91경기에 나선 김도영은 타율 3할4푼6리(358타수 124안타) 24홈런 69타점 93득점 29도루 출루율 .417 장타율 .623 OPS 1.040으로 MVP급 성적을 내고 있다. 전날(20일) 한화전에서 홈런을 터뜨리는 등 최근 10경기에서도 타율 3할9푼5리(38타수 15안타) 1홈런 9타점 OPS 1.121로 기세가 좋다.
하지만 쉼없이 달려온 만큼 체력 안배가 필요하다. KIA 팀 사정이 급박하다면 이런 휴식을 주기도 쉽지 않다. 최근 5연승 포함 7월에만 11승2패(승률 .846)로 질주 중인 KIA는 56승35패2무(승률 .615)를 마크, 2위 LG(50승42패2무 승률 .543)와 격차를 6.5경기로 벌렸다.
개막 이후 2위와 가장 큰 격차로 1위 독주 채비를 갖췄지만 완전히 마음을 놓는 건 아니다. 이범호 감독은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좋을 때가 있으면 안 좋을 때가 있다. 우리 타자들도 못 치는 날이 언젠가 분명 올 것이다. 슬럼프가 단체로 찾아올 수도 있다. 나중을 위해서라도 지금 이길 수 있는 경기들은 확실히 이겨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도영과 박찬호가 빠진 3루수와 유격수 자리에는 각각 변우혁과 홍종표가 들어간다. 변우혁은 지난 18일 삼성전 이후 시즌 두 번째 3루수 선발 출장이고, 홍종표도 지난달 28일 광주 키움전 이후 23일 만에 유격수 선발 기회를 잡았다. 이범호 감독은 “어느 선수든 출장 기회가 오면 잘하려고 하는 모습들을 항상 보여줬다.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려고 하는 마음으로 할 것이다”고 기대했다.
백업이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들이다. 지난달 말 이우성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1루 자리에서 기회를 잡은 변우혁은 올해 2할7푼4리(73타수 11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 중이고, 홍종표는 백업으로 뛰면서도 시즌 61경기 타율 3할7리(75타수 23안타) 8타점으로 타격 수치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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