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케이브(KAVE)가 과감하고 파격적인 음악으로 가요계에 강렬한 첫 발을 내딛었다.
케이브는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무신사 개러지에서 첫 미니앨범 ‘Flight of Ideas’ 발매 기념 쇼케이스를 열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케이브는 JTBC ‘이태원 클라쓰’ OST ‘시작’으로 이름을 알린 가호(보컬)를 비롯해 케키누(드럼), 지상(기타), 현(피아노/키보드), 오너(키보드/DJ)로 이루어져 있으며, 멤버 전원이 작곡, 작사, 편곡, 올 프로듀싱 능력을 겸비한 밴드다.
‘Kings Always have Veiled Egos- 왕들은 항상 감추어진 자아를 가지고 있다’ 라는 뜻의 팀명 KAVE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면에 또 다른 인격체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 그리고 그에 저항하는 정신을 담고 있다.
케이브는 앞서 가호의 솔로 앨범에도 프로듀서로 참여하며 호흡을 맞췄고, 공식 데뷔 전 러브썸 페스티벌을 비롯해 서울파크뮤직 페스티벌,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등 메이저 페스티벌 라인업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렸고,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해외 페스티벌에도 초청되는 등 신예 밴드로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솔로에서 밴드로 새롭게 데뷔를 한 가호는 팀 결성에 계기에 대해 “케키누와 현이 제 대학교 동기 친구다. 오너와 지상은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같이 했다. 저 때문에 모이게 됐는데 처음에는 밴드가 아니라 프로듀싱 팀으로 만들려고 했는데 각자 악기를 다 할 줄 알아서 밴드로 해보자 했다. 처음에는 가호 공연의 세션으로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빌드업이 됐다. 회사에서도 흔쾌히 긍정적으로 봐주셨다”고 밝혔다.
솔로와 밴드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가호는 오히려 확장성을 가지고 작업을 많이 했다. 좀 더 대중적인 밝고 희망찬 느낌으로 접근을 했다. 앞으로도 가호는 그렇게 갈 생각이다. 그래서 오히려 케이브는 반대로 가면 재미있지 않을까 싶어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걱정이 된 점은 케이브라는 팀이 활동을 오래 해야 가호와 구별점을 가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애매하게 콘셉트를 갖지 말고 세게 가보자 차별점을 가지고 과감하게 해보자 하고 진행을 했다. 앞으로 케이브는 가능하면 이런 콘셉트로 쭉 나갈 예정이다. 가호도 가호의 캐릭터성으로 쭉 밀고 나갈 것이다. 나중에는 공연도 가호와 케이브 흑과 백처럼 나눠서 활동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케이브의 첫 미니앨범 ‘Flight of Ideas’에는 멤버 전원이 프로듀서인 만큼 이런 음악적 이해를 바탕으로 다채로운 사운드와 스토리들을 담아냈다. 특히, 개개의 곡 크레디트를 보면 멤버 전원이 일인 다역을 맡고, 음악적 힘을 더하면서 한층 더 풍성한 미니앨범을 완성했다.
타이틀곡 ‘Legend’는 셔플 리듬을 기반으로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더해진 하이브리드 락 곡으로, 다크하고 도발적인 색채가 돋보이는 곡이다. 자아가 혼재되어 전복되고 갈등이 반복되는 내적인 모습을 가사에 입체적으로 담았다.
팀이 지향하는 사운드에 대해 현은 “팀 콘셉트가 자아의 이중성, 분열이다. 통상적인 밴드 사운드가 아니라 왜곡이 되는 이펙팅을 많이 사용해서 독특하고 미래적인 사운드를 지향했다”고 말했다.
최근 많은 국내 밴드들이 글로벌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케이브만의 차별점을 묻자 가호는 “처음에 ‘베놈’이라는 곡을 선공개 한 게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이 누가 들어도 밴드 음악인듯한 느낌을 배제하고 싶었다. 대중분들을 설득해나가야 하는 첫 단계였다. 그래서 밴드적인 느낌을 피했다. 보통 밴드들이 드럼, 베이스, 기타 구색이 갖춰져 있는데 저희는 EDM 사운드를 가미해서 음원으로 다가가기 보다는 큰 공연장에서 퍼포먼스로 보여줄 때 다양한 재미를 보여드리는 것을 콘셉트로 삼았다”고 답했다.
이어 현은 “모든 멤버가 악기 연주를 할 수 있고 프로듀싱을 할 수 있는 것이 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저희가 광범위한 퍼포먼스와 연출을 소화할 수 있는 밴드가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가호는 실험적인 음악에 대해 “대중분들을 설득해 나가는게 저는 개인적으로 5년 정도 생각을 했다. 회사분들은 싫어하시겠지만. (웃음) 저는 앨범 한 두장으로는 설득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주변에서도 왜 대중적으로 가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저희는 오히려 그러면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냥 도전해보자 라는 것이 컸던 것 같다. 날 것의 느낌을 보여주자가 키워드였다. 저희는 지금도 약하다고 생각한다. 저희 기준에서는 절제된 느낌이 있는데 앞으로는 더 과감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솔로 가호와 케이브를 ‘빛과 그림자’로 표현한 가호는 “케이브는 또 다른 가호의 모습을 나타내려고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극단적으로 표현을 하려고 했다. 사실 케이브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좋아하는데 모였을 때 밝은 음악이 안나오더라. 아무리 써보려고 해도 가호가 하는 음악이 안나오더라 의도된 것도 있지만 의도되지 않은 것들도 많다. 그래서 계속 이런 콘셉트로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가호는 “이렇게 나이가 있는 친구들 끼리 모여서 데뷔 한다는 것도 감지덕지하다는 생각을 했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신인이라는 생각으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저희 에너지를 다 보여드릴 수 있을 때까지 작업을 하고 공연을 하려고 한다 그거 밖에 없는 것 같다 계속 열심히 해서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들을 설득해 나가는 과정에서 잘 버티면서 꾸준하게 밀고 나가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