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안 됐으면 외국인 감독이었다" KFA가 밝힌 선임 플랜...특혜 논란엔 "축구철학·경력 잘 알아"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7.23 18: 21

"만약 홍명보 감독과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두 명 중 우선순위에 오른 감독과 계약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습니다."
대한축구협회(KFA)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특혜 논란과 선임 과정에 대해 하나씩 설명하고 나섰다.
KFA는 22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 관련 Q & A"라는 제목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을 다뤘다.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KFA는 지난 7일 "축구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 울산HD 감독을 내정했다"라고 알렸다. 뒤이어 13일 KFA는 "이사회 승인을 통해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을 공식 선임했다. 홍명보 감독은 코칭스태프 구성에 들어간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5개월 동안 감독을 찾아 나선 KFA는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려 수많은 외국인 감독과 접촉했고 실제로 한국 감독직에 크게 관심을 보인 이도 있었다. 하지만 KFA의 최종 선택은 울산HD를 이끌고 있던 홍명보 감독이었다.
[사진] 박주호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 캡처.
논란이 들끓었다. 홍명보 감독이 K리그 현직 감독인 점과 그가 과연 최적임자이냐 아니냐를 떠나 '절차'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졌다. 전력강화위원으로 활동했던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박주호는 본인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한 시간 가까이 여러 이야기를 내놨다.
특히 제시 마시 감독 불발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박주호는 "제시 마시 감독은 준비했던 후보 중 가장 현실적인 후보였다. 마시 감독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물어봤다. 한국 선수들에 대해 관심이 전부터 컸더라. (황)희찬이와의 인연도 있기에 한국인만의 장점과 단점, 성향 등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마시 감독과 협상은 잘 되지 않았다. 그는 한국 대신 캐나다 대표팀을 택했다. 이에 박주호는 "충격이 컸다. 긍정적인 교류가 있었다. 지난 3월 접촉했다. 마시 감독은 '나는 한국이다'라고까지 이야기했다. 어느 정도 서로의 접점을 맞추면 될줄 알았다. 아쉽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KFA가 협상을 지지부진하게 끌다가 마시 감독을 놓쳤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진] 캐나다 축구대표팀 소셜 미디어.
KFA의 입장은 달랐다. 협상에 최선을 다했지만,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 오히려 마시 감독이 먼저 제안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정반대 주장을 내놨다.
KFA는 "결국 국내 거주 요건과 세금 문제였다"라며 "해당 감독은 화상면담 및 대면 면담 후 전술적 플랜이나 지도 스타일, 경력 등이 매우 높은 평가를 받았다. 1순위로 협상이 진행됐다"라며 "협회는 감독이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에 상당히 부합한다고 생각했기에 국내 거주 조건의 확인이 중요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KFA는 "해당 후보 에이전트는 협상 초반에는 연봉 규모나 국내 거주 요건에 대해 호의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소득세율 등 세금에 대한 다양한 질의와 협상이 수차례 진행되면서 협상이 지연됐다. 협회 측의 요청시한이 지나 협상이 사실상 결렬됐고 최종적으로는 상대(마시 감독) 측에서는 '국내 거주 문제와 세금 문제로 감독직 제안을 포기한다'는 회신이 왔다"라고 설명했다.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이사 주재로 홍명보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내정 관련 브리핑이 진행됐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7일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홍명보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감독을 내정했다. 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대표팀을 이끌면서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에 나섰던 홍 감독은 10년 만에 대표팀 감독으로 복귀하게 됐다.이임생 이사가 질문을 듣고 있다.   2024.07.08 / soul1014@osen.co.kr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과 함께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출국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홍명보 감독이 선임된 타임라인도 공개됐다. KFA는 7월 5일 밤 11시에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만나 2시간 동안 면담했으며 이임생 이사가 KFA 기술철학과 각급 대표팀 연계방향 등을 설명, 홍명보 감독이 축구철학, 대표팀 운영방안, 한국축구 기술철학 관련 각급 대표팀 연계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감독직을 제안했고, 6일 오전 홍명보 감독이 조건부 수락 의사를 전달했다는 것.
외국인 감독 후보와 달리 홍명보 감독은 면접을 패싱했다는 특혜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KFA는 "물론 자료를 잘 준비해오면 그 감독과 에이전트가 의욕있고, 성의있다고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이 대표팀 감독으로서의 능력과 경쟁력이 있다는 근거는 아닐 것"이라며 "국내 감독의 경우 PT나 여러 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건 기본적으로 전력강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부터 국내감독들의 경우 플레이 스타일이나 팀을 만들어가는 축구철학, 경력 등에 대해 대부분 위원들이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홍명보 감독의 경우 대표팀, 올림픽 대표팀은 물론 최근 울산을 4년간 맡으며 K리그 2연패 하는 등 울산의 경기를 통해 확인됐다. 국내 감독을 뽑는다면 (현직이더라도) 홍명보 감독을 뽑아야한다는 의견이 위원회 구성 초반부터 거론됐다. 또 한 나라의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을 뽑으면서 모든 후보에게 일률적으로 똑같은 걸 묻고 요구하는 면담 방식을 적용하는 게 최선은 아닐 것"이라며 "세부적 상황과 관점에서 최종 3명의 장단점이 평가된 것이지, 면담 방식에 특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만약 이임생 이사가 홍명보 감독을 설득하지 못했다면 다음 시나리오는 무엇이었을까. KFA는 "만약 홍명보 감독과 면담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두 명 중 우선순위에 오른 감독과 계약협상을 마무리 지을 예정이었다"라고 밝혔다. 이임생 이사가 직접 면담한 다비트 바그너 감독과 거스 포옛 감독은 축구철학 및 방향성이 협회의 기술철학과 잘 맞지 않아 홍명보 감독보다 후순위로 밀렸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15일 오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된 홍명보 감독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홍명보 감독은 자신을 보좌할 외국인 코칭스태프 선임 관련 업무를 소화할 예정이다. 홍명보 감독이 취재진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2024.07.15 / ksl0919@osen.co.kr
한편 홍명보 감독은 24일 유럽 일정을 마치고 귀국할 예정이다. 그는 유럽 각국을 돌며 앞으로 2년 반을 함께할 외국인 코치를 직접 물색했고, 손흥민(토트넘)을 시작으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재성(마인츠), 황인범, 설영우(이상 츠르베나 즈베즈다)와 만나 면담을 진행했다.
홍명보 감독의 자세한 귀국 일정은 비공개다. KFA 관계자는 공항에서 미디어 활동도 없다고 알렸다. 홍명보 감독의 말은 이달 말 예정된 공식 취임 기자회견에서 들을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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