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저버린 울산, 반성하라"...FC서울, '이태석-원두재' 트레이드 철회에 제대로 화났다[공식발표]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7.23 21: 45

FC서울이 이태석(22, 서울)-원두재(27, 울산 HD) 트레이드 무산 건과 관련해 목소리를 냈다. 
서울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울산과 트레이드를 추진했다. 최근 전역한 국가대표 미드필더 원두재를 데려오고 왼쪽 풀백 이태석을 내주는 거래였다. 서울은 원두재 영입으로 김기동 감독이 원하는 중원 보강의 마지막 퍼즐을 끼워넣으려 했다. 마침 울산은 최근 정우영을 새로 품었기에 중원에 여유가 있었다. 
협상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울산이 서류에 최종 서명만 하면 모든 게 완료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울산이 마지막 순간 돌연 협상을 취소하며 모두 무산됐다. 심지어 이태석은 이미 울산에 집을 구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은 비판이 커지자 입장문을 내놨다. 김광국 대표이사는 원두재 이적을 허락한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으로 떠나면서 나머지 코치진이 반대하는 트레이드를 추진할 메리트가 사라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2년 전 서울이 울산 골키퍼 서주환 영입을 약속했다가 철회한 사례를 예시로 들면서 거래 막판 철회도 구단 운영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K리그 팬들 사이에서는 울산이 팬들의 거센 반발에 마음을 바꿨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울 측이 홍명보 감독이 떠난 뒤 합의를 마쳤다고 밝히면서 이 주장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일단 이태석과 원두재는 각자 팀에 남아 훈련 중인 상황. 서울은 23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최근 울산HD 구단과 선수 이적 이슈와 관련 당 구단의 입장을 전달드리고 팬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고자 한다"라며 공식 성명문을 발표했다.
서울은 "울산 구단이 사실상 최종 합의에 도달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돌연 철회하며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못했다"라며 "철저한 반성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이적 철회는 구단과 구단 간의 신의를 완벽하게 저버린 행동이다. 양 구단이 치열한 협상의 과정을 통해 합의된 신뢰의 결과물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상대 구단과 선수가 입을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단번에 철회하는 경우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울산의 입장문에 대해서도 진실공방이 오갔다. 서울은 "특히 지난 17일, 당 구단을 포함 일부 언론에만 전달된 입장문은 구단의 공식 입장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형식과 내용이었다. 사실과는 다른 왜곡된 부분도 있었다. 이로 인해 대외적으로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며 "울산은 K리그를 2년 연속 제패한 K리그 리딩 구단입니다. FC서울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울산이 리딩 구단다운 행정력과 그에 합당한 역할, 책임 있는 구단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 다음은 서울 공식 입장문 전문.
FC서울은 최근 울산HD 구단과의 선수 이적 이슈와 관련 당 구단의 입장을 전달드리고 팬 여러분들의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FC서울은 여름 이적 기간을 맞아 팀 전력 강화를 위해 울산HD 구단을 포함한 여러 구단과 이적 업무를 추진해 왔습니다. 이 가운데 다소 부족한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고심하던 중 울산HD 구단과도 뜻이 맞는 점이 있어 이번 이적을 진행했습니다. 그러나 울산HD 구단이 사실상 최종 합의에 도달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돌연 철회하며 트레이드가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이번 이적 협상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올여름 이적 시장에서 추진할 계획이었던 선수 보강 노력이 전면 중단되었고 해당 선수 또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는 등 우리 구단은 물론 많은 관련자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에 울산HD 구단의 철저한 반성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 FC서울 프런트가 역할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 FC서울 프런트 잘못이 가장 큽니다.
올 시즌 FC서울은 K리그 최고의 명장 김기동 감독의 영입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시즌 초 선수단 구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많이 부족했습니다. 이런 근본적인 책임이 이번 울산HD 구단과의 트레이드 이적을 추진하게 된 원인이었습니다. 책임을 깊이 통감하며 다시 한번 팬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립니다.
이번 이적과 관련된 당 구단 선수에게도 깊이 사과드립니다. 구단 결정이 맞고 틀림은 뒤로하고 그로 인한 상실감과 함께 결과적으로 지울 수 없는 큰 상처를 드렸습니다. FC서울은 감히 가늠할 수도 없을 상처의 아픔이 조금이라도 치유될 수 있도록 최선의 조력을 다하겠습니다. 더불어 이번 이적에 관계된 울산HD 구단의 선수에게도 양해를 구합니다.
선수단을 운영함에 있어 큰 혼선을 겪고 있는 김기동 감독님께도 사과드립니다. 감독과의 소통을 근간으로 이적 업무를 추진하는 FC서울 프런트는 그동안 울산HD 구단이 상식과 상도를 벗어난 행정력으로 K리그 타 구단과 문제시됐던 전례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보다 신중하게 진행했어야 했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세밀하게 이적 업무를 진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 K리그 리딩 구단의 위상에 걸맞은 울산HD 구단의 역할과 책임을 기대합니다.
K리그를 구성하는 모든 구단은 치열한 승부를 통해 경쟁합니다. 때론 과열된 경쟁으로 축구를 넘어선 감정 다툼도 일어날 때가 있지만 각 구단들은 정해진 룰과 존중의 마음을 담은 신의(信義)를 기반으로 건강한 경쟁을 하며 K리그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이번 울산HD 구단의 이적 철회는 구단과 구단 간의 신의(信義)를 완벽하게 저버린 행동입니다. 양 구단이 치열한 협상의 과정을 통해 합의된 신뢰의 결과물을 석연치 않은 이유로 상대 구단과 선수가 입을 상처는 아랑곳하지 않고 단번에 철회하는 경우는 이전에도 없었고 이후에도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특히 지난 17일, 당 구단을 포함 일부 언론에만 전달된 입장문은 구단의 공식 입장문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의 형식과 내용이었습니다. 더불어 사실과는 다른 왜곡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대외적으로 심각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한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계약과 관련된 내용들은 대외적으로 공표하지 않는 것이 신의(信義)이기에 왜곡된 사실에 관해 언급은 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당 구단 소속 선수와 관련해 선수를 특정하고 이번 일과 연계한 것은 올바르지 않습니다. 선수 보호를 위해 정확한 사실을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울산HD 구단이 입장문에서 공표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며 단순 변심으로 진행된 이번 계약 철회 건과는 전혀 다른 케이스임을 밝힙니다.
울산HD 구단은 K리그를 2년 연속 제패한 K리그 리딩 구단입니다. FC서울은 이번 일을 계기로 울산HD 구단이 리딩 구단 다운 행정력과 그에 합당한 역할, 책임 있는 구단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합니다. 대한민국 축구의 중심이 국가대표팀만이 아닌 K리그도 있음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고 있는 K리그 모든 구성원들 가운데 울산HD 구단도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FC서울은 팬분들을 비롯한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2024시즌 더욱 하나로 뭉쳐 좋은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inekosh@osen.co.kr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FC서울, 울산HD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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