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타석 연속 무안타를 깬 결승타.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26)가 결정적인 한 방으로 슬럼프 탈출 계기를 마련했다.
페라자는 2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이 홈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5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안타가 바로 8회말 승부를 6-5로 뒤집은 역전 결승타였다.
페라자는 지난 19~21일 대전 KIA전에서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11타수 무안타 2볼넷 7삼진으로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 내내 유지해오던 3할대 타율도 깨졌다. 한화의 7연패와 맞물려 페라자의 부진이 너무나 아쉬웠다.
하지만 이날 페라자는 1번 리드오프로 들어섰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금은 중심 타순에서 1번에서 편하게 치는 게 좋을 것 같다. 페라자가 잘 맞고, 출루 많이 해야 한다”며 페라자의 부활이 팀 타선의 반등을 이끌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날도 페라자는 영 감을 잡지 못했다. 1회 초구 중견수 뜬공으로 시작한 뒤 3회 헛스윙 삼진, 5회 좌익수 뜬공, 7회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연속 무안타가 17타석, 15타수로 길어졌다.
하지만 4-5로 뒤진 8회말 2사 만루에서 해결사로 나섰다. 앞 타자 장진혁이 2루수 인필드 플라이로 물러나 흐름이 끊길 뻔한 상황에서 페라자가 다시 흐름을 바꿨다. 삼성이 마무리투수 오승환을 조기 투입했지만 페라자의 집중력이 이겼다.
초구 직구 볼을 골라낸 뒤 2구째 몸쪽 낮은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1루수를 지나 우익수 앞으로 빠져나가는 적시타를 터뜨렸다. 6-5 역전을 이끈 결승타. 17타석, 15타수 연속 무안타를 깨며 한화의 7연패 탈출을 이끈 한 방이었다.
경기 후 페라자는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칠 수 있어서 매우 기쁘다. 나를 믿어줘서 너무 감사하다”며 “요즘 부진하지만 오늘은 야구를 즐겨야겠다는 마인드로 왔다. 그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시즌 첫 1번 타순으로 들어선 그는 “나 자신을 믿어야겠다고 생각했고, 운 좋게 안타가 나와 너무 좋다”며 “(5월31일) 대구 삼성전에서 부상을 당한 뒤 타격 타이밍을 잃었다. 몸 상태는 이제 완벽한데 타이밍만 잘 맞추면 된다. 조금씩 찾아가는 과정이다”고 부활을 자신했다.
기술적인 부분만큼 멘탈이 중요하다. 페라자는 “슬럼프 탈출을 위해 야구를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 모든 선수들이 그런 마음을 먹으려고 해도 쉽지 않다. 그래도 나를 믿고 즐기는 마음으로 야구장에 왔다”며 남은 시즌도 즐기는 마인드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