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을 찾은 KT 위즈 팬들은 우천 노게임 선언에도 환한 미소로 발길을 돌렸다.
KT와 NC의 경기가 열리는 20일 수원 KT위즈파크. 평소와는 달리 래시가드를 입은 홈팬들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팬들이 물놀이 복장으로 야구장을 찾은 이유는 바로 지난 19일부터 시작된 '워터 페스티벌’을 즐기기 위해서였다.
1군 데뷔 첫 해인 2015년부터 시작된 워터 페스티벌은 야구장을 워터파크로 변신시켜 팬들에게 색다른 야구 관람을 제공하는 KT의 대표적인 응원 문화다.
올해는 더 업그레이드 됐다. 1루 내야 관중석에 설치된 인공 강우기를 비롯해 워터 캐논, 스프링클러가 안타와 득점이 나올 때마다 시원한 물줄기를 쏘아 올린다. 음악과 화려한 조명이 관중들의 응원 열기를 더한다.
1회말 KT 공격 시작과 함께 워터 캐논과 스프링클러에서 물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순식간에 홈 팬들의 응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를 지켜보던 NC 응원단은 “일기 예보상 2시간 후 우리도 워터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다”며 원정팬들에게 부러움 섞인 농담을 하기도 했다.
NC의 3회초 공격을 앞두고 폭우가 내렸다. 심판진은 경기 진행이 더 이상 힘들다고 판단하고 경기를 중단시켰다. 약 40분가량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도 홈팬들은 지루할 틈이 없었다. 장대비와 함께 진짜 워터 페스티벌이 시작됐기 때문. 그라운드로 나온 마스코트 빅과 또리는 첨벙첨벙 방수포 위를 뛰어다니며 팬들의 응원 열기를 고조시켰다. 밤늦게까지 비가 예보돼 결국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선수들이 나섰다. 정준영과 윤준혁이 방수포 위에 올라 시원하게 슬라이딩을 하자 홈 팬들이 뜨겁게 환호했다. 이어 강백호가 신발을 벗자 관중석에선 함성이 터져 나왔다. 팀의 간판타자가 부상의 위험에도 팬 서비스를 위해 망설임 없이 미끄러운 방수포 위를 오르니 모두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방수포를 돈 강백호는 3루에서 자신의 홈런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홈으로 시원하게 슬라이딩했다. 팬들의 환호와 박수가 빗소리를 뚫고 터져 나왔다. KT위즈파크를 찾은 야구팬들은 우천 노게임에도 신나는 기분으로 발길을 돌랄 수 있었다. /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