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 허락해준 나의 우상" 양희은이 말한 故 김민기 ('여성시대')[Oh!쎈 포인트]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07.24 18: 02

가수 양희은이 세상을 떠난 고(故) 김민기를 추모했다.  
24일 방송된 MBC 라디오 표준FM '여성시대, 양희은, 김일중입니다'(약칭 '여성시대')에서 양희은은 특별한 선곡을 했다. 바로 김민기의 '아침이슬'이었다. 
김민기는 과거 양희은이 부르며 화제를 모은 '아침이슬', '상록수'의 원곡자다. 그는 지난 21일 향년 73세로 세상을 떠났다. 양희은과의 인연 외에도 고인은 한국 포크계의 대부이자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설립하는 등 대중문화예술계의 거두 중 한 사람으로 사랑받아왔다. 그러나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오전 고인의 발인식이 엄수되며 더욱 비통함을 자아낸 터다. 이 가운데 양희은이 '아침이슬'을 선곡하며 라디오 생방송에서 고인에 대한 추모를 드러낸 것이다. 
이와 관련 양희은은 "가수이자 작사·작곡가, 공연연출가, 그런 수식어로도 부족한 김민기 선생이 돌아가셨다. '여성시대' 시작하기 전 발인이니까 지금쯤 소극장 학전자리를 한 바퀴 도시려나"라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분들이 제게 김민기 선생 음악과의 인연을 묻는다"라며 "미국으로 떠나는 한 선배의 환송 음악회에서 김민기 선생이 만든 '아침이슬'을 어떤 분이 부르는 걸 들었는데 그 노래에 반해서 사람들 사이로 까치발 들면서 무대를 집중해서 봤다. 한 호흡이라도 놓칠새라 숨을 죽이고 집중해서 들었는데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콧날이 시큰거릴 정도였다"라고 회상했다. 
특히 그는 "간절하게 저 노래를 부르고 싶다고 했더니 김민기 선생의 친구 분이 '아까 민기가 악보에 적는 거 봤는데'라고 하더라. 악보는 찢어진 채로 바닥에 버려져 있었고 저는 악보 조각을 보물처럼 안고 조각을 맞춰 테이프로 붙였다. 그리곤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라는 좋아하는 대목을 목청껏 불렀다"라고 밝혔다. 
이에 양희은은 "첫 음반 취입 때 '아침 이슬'을 부르고 싶어서 청하니 '그래라'라고 간단히 허락해 주셨다. 반주도 김민기 선생과 이용복 선생이 해주셨다. 그때 제 나이가 만 18세. 어린날 저의 우상인 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애착과 별개로 '아침이슬'은 수난을 겪었다. 정부 선정 건전가요상까지 받았던 노래였으나 1년 만에 저항정신을 고취시킨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됐고 1980년대 중반이 돼서야 해금됐다. 이로 인해 김민기가 요주의 인물이 되기도 했다. 양희은은 "힘든 일을 많이 다 겪으셨을 텐데 직접 말씀하신 적이 없어 이 정도밖에 전할 수 없다"라며 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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