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비행기를 탔다. 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야심차게 영입한 '우승 청부사'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드디어 입국한다.
LG 구단은 25일, "에르난데스는 오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20일 총액 44만 달러(약 6억 원)에 LG와 계약을 맺었다. 그러면서 2019시즌부터 함께했던 장수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를 방출하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대권을 노리는 LG 입장에서는 더 이상 켈리의 구위로는 버틸 수 없다고 판단했다. 디트릭 엔스와 켈리를 놓고 저울질 했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결단을 내렸다. 지난 20일 잠실 두산전 고별전을 치르려고 했지만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이후 눈물의 환송 행사를 치렀고 켈리는 짐을 쌌다.
에르난데스는 잔여 시즌 동안 LG가 줄 수 있는 최대 한도의 금액을 투자하면서 데려왔다. 그만큼 기대가 크다. 에르난데스는 베네수엘라 국적으로 201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국제 아마추어 계약을 맺었고 2017년 연말 룰5 드래프트를 통해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LA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워스 등에서 99경기(49선발) 10승22패 평균자책점 5.10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 빅리그 레벨에서도 선발 등판 경험이 있다.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 5월1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빅리그 레벨은 물론 마이너리그에서도 선발 경험이 풍부하다. 특히 트리플A에서는 통산 6시즌 동안 35경기 등판했고 선발로만 31경기 나섰다. 트리플A 성적은 159⅔이닝 11승7패 평균자책점 2.87의 성적을 남겼다. 207개의 탈삼진을 뽑았고 45개의 볼넷만 허용했다. 9이닝 당 탈삼진 11.7개에 9이닝 당 볼넷은 2.5개에 불과하다.
불펜 등판도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올해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3.9마일(151.1km), 평균 구속은 91.8마일(147.7km)을 기록했다. 포심(43.4%) 다음으로 커터(28.3%), 체인지업(18.3%) 싱커(6.8%), 슬라이더(3.2%)의 구종을 차례대로 구사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의 한국행은 기약이 없었다. 당초 23일 차명석 단장과 함께 입국하려고 했지만 차명석 단장만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머물고 있었던 에르난데스는 한국행 직항 노선이 있는 조지아주 애틀랜타까지 와야 하는데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먹통 사태로 항공권 발급 대란이 벌어졌다. 애틀랜타에서 외국인 담당자만 기다리고 있었고 에르난데스는 한동안 발이 묶일 수밖에 없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외국인 담당자가 함께 있었다면 마이애미에서 렌트카를 빌려서 애틀랜타로 이동해 한국으로 올 수 있었을텐데 혼자 운전하기는 힘들지 않나”라면서 빨리 오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가 한국행 비행기를 타면서 이제 빠르게 실전 투입 절차를 밟게 됐다. 차명선 단장은 “입국만 하면 비자 발급에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어차피 시차 적응을 하고, 연습경기도 한 두 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은 취업비자가 발급되기 전이라도 대학 및 잔류군 연습경기를 통해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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