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사적 대화로 추정되는 메시지가 연일 유출되며 민 대표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심화되고 있다.
최근 디스패치는 민희진 대표가 무속인, 회사 임원 A씨와 나눈 메시지를 차례로 공개해 파장을 일으켰다. 공개된 메시지 속에는 쏘스뮤직 소속의 연습생이자 데뷔 준비 중이던 뉴진스 멤버들을 데려오고자 한 정황부터 사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에 대해 A씨에게 맞고소를 부추기는가 하면 여성들과 뉴진스 멤버를 비하하는 발언이 담겨 있어 충격을 안겼다.
보도에 따르면 쏘스뮤직은 2021년 3분기 데뷔를 목표로 2018년부터 ‘N팀’이라는 신인 걸그룹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2019년 하이브 CBO로 이직한 민희진 대표는 N팀의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비주얼과 콘셉팅 등을 맡게 됐다. 당시 쏘스뮤직은 기존 연습생과 글로벌 오디션, 길거리 캐스팅 등을 통해 뉴진스 멤버인 민지, 하니, 해린, 다니엘을 발굴했다.
N팀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민희진 대표는 브랜딩을 시작으로 음악, 퍼포먼스까지 권한 확대를 요구했고 쏘스뮤직 측은 4차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문제는 민 대표가 4차례 이상 R&R 조정을 요구하는 과정, 그리고 이후 수차례 이어진 업무 지연이었다.
결국 2021년 연내 데뷔로 N팀을 우선 순위로 뒀던 쏘스뮤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2022년 1분기 데뷔를 목표했던 S팀(르세라핌)을 론칭하게 됐다. 이는 하이브에서 뉴진스의 데뷔를 지연시켰다는 민 대표의 주장과 반하는 내용.
또한 민 대표와 무속인과의 대화 내용 중에는 민 대표가 N팀을 자신의 레이블로 데러오고 싶다는 말을 하는가 하면, 무속인이 “지네가 먼저 S팀을 내겠다고 했으니 그걸 이용해 봐”라고 조언한 것으로 알려져 뉴진스 멤버 강탈 의혹이 다시금 힘을 받고 있다.
또한 지난 25일 디스패치가 공개한 회사 임원 A씨, 무속인 등과 나눈 대화록에는 더욱 적나라한 욕설이 섞인 메시지가 담겼다. 공개된 대화록에 따르면 민 대표는 지난 3월 접수된 사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에 대해 여직원 B씨를 비난하며 임원 A씨에게 맞고소를 부추기기도 했다.
민 대표는 B씨에 대해 “기껏 가르치고 기회줬더니, 내 기분 상해죄지 않냐” “B는 정신병이냐” “B가 고소하면 무고죄로 고소해라”라고 말하는가 하면 임원 A씨의 입장문을 코치해주기도 했다. 결국 직원 B씨는 어도어에서 퇴사했다.
이외에도 민 대표는 여성들을 ‘페미X’, ‘개줌마’ 등으로 지칭하며 편향된 발언을 쏟아냈고, 뉴진스 멤버들에 대해서도 “개뚱뚱” “살 하나 못 빼서 뒤지게 혼나는 개초딩들” “늘 겸손하라고 해. 돼지같이 살 쪄도 인기몰이 해 주고 있으니까” 등 비하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
이처럼 연일 공개되는 대화록에 대해 민희진 대표 측은 개인 메시지를 짜깁기한 보도라며 법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 민 대표 측은 지난 24일 용산경찰서에 하이브 대표이사 박지원, 최고법률책임자 정진수 등을 상대로 업무방해, 전자기록 등 내용탐지,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정보통신망침해 등),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 역시 “민희진 대표는 지금까지 하이브에 노트북 등 어떠한 정보자산도 제출한 바 없다. 감사에 응한 적 없다. 두 명의 부대표는 본인 동의 하에 정보자산을 제출했다. 당사가 강압적으로 취득한 바 없다”라면서 민 대표의 고소에 대해 무고로 대응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이처럼 민 대표는 멤버 강탈 의혹에 이어 성희롱 사건 은폐 의혹, 여성과 멤버 비하 의혹까지 더해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보여준 민 대표의 직설적인 발언과 욕설은 대중의 지지를 받았지만 메신저 대화 속 민 대표의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언어들과 상식 외의 발언들은 충격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특히 성희롱 사건과 관련한 대화가 사실이라면 단순한 사적 대화로만 치부되기에는 사안이 중대하다. 그간 뉴진스를 아끼는 모습을 보여준 만큼 민 대표의 멤버들을 향한 발언 역시 의아함을 자아낸다. 민 대표의 확실한 해명이 필요한 부분도 분명 존재하는 바. 민 대표 측과 하이브의 진실공방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법정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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