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은 사라지고 평등은 없던 개회식, 거기에 한국 북한 호칭 참사까지... 총체적 난국 그 자체였다 [오! 쎈 IN 파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7.27 07: 04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26일(현지시간) 파리 센강에서 열렸다. 이번 개회식은 이전 올림픽의 개회식과 달리 사상 처음으로 '경기장 밖' 센강에서 진행된다. 205개국 1만500명의 각국 선수단은 100여척의 보트를 타고 파리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행진하는데. 길이가 6㎞에 달하는 퍼레이드가 이어졌다.
한국 선수들의 개회식 참석 규모는 50여명이다. 입장 순서는 48번째이고 대표 기수로는 남자는 육상 높이 뛰기의 우상혁, 여자 기수로는 수영의 김서영이 나선다.  우상혁은 한국 높이뛰기의 간판스타다. 우상혁이 파리 시상대에 오르면 육상 필드·트랙 종목 최초로 한국에 메달을 안긴 선수로 기록된다.

개회식 순서는 고대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선수단이 전통에 따라 가장 먼저 입장했다. 대표 기수는 NBA의 괴물 야니스 아데토쿤보가 나선다. 전 세계 1억명의 난민을 대표하는 난민팀이 그 뒤를 따랐다. 이후 개최국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따라 입장 선수가 정해지기에 아프가니스탄이 3번째로 입장했다.
한국의 국가명은 프랑스로 'Coree'이기 때문에 47번째 입장 국가인 쿡 제도(Cook Island)에 이어 입장했다. 퍼레이드 자체는 다소 화려했다. 그러나 난잡했다. 프랑스의 다양한 문화적 유산을 표현했지만 한 주제로 통일됐다기 보다는 여러 내용이 다소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퍼포먼스는 '평등'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프랑스가 배경인 유명 고전 소설인 레 미제라블과 노틀담의 꼽추 등 다양한 프랑스의 문화 유산을 바탕으로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하지만 내용에 전혀 집중할 수가 없었다. 사상 첫 야외 개회식으로 인해 센강서 선수단이 배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기에 시선이 분산됐다.
선수단이 배를 타고 이동하는 입장 방식도 이전 입장 방식과 달리 각 국의 개성을 살리지 못했다. 이전 개회식 입장 방식서 여러 나라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특색을 나타나는 의상과 행동을 통해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배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인해 이전 입장 방식의 개성이 사라졌다.
여기에 각 국 선수단의 수에 맞춰 배를 태우는 방식도 충분히 호불호가 갈릴만 했다. 특히 소수의 선수단이 참가한 나라의 경우는 소형 배를 타고 입장하는 것과 미국 중국 등이 국가들이 대형 배를 타고 화려하게 등장한 것이 오히려 파리 올림픽 스스로가 내세우는 가치인 '평등'에 부합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여기에 특정 이슈를 강조하기 위해서 다소 전통적인 올림픽 개회식에 나오지 않을듯한 파격적인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여러모로 혼란스러운 와중에 말도 안 되는 실책도 나왔다. 개회식 한국의 입장을 안내하면서 공식 채널 아나운서가 한국을 '북한'이라고 호칭한 것이다.
장내 아나운서는 바로 자신들의 발언을 수정하긴 했으나 기본적인 개념 부족으로 큰 충격을 줬다. 한편 153번째로 나선 북한의 소개 시간에는 실수는 없었다. 현지에 있는 대한체육회 관계자들도 이번 사건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을 약속했다.
현지에 있는 체육회 관계자는 "현장에선 방송을 들을 수 없어 상황을 뒤늦게 확인했다"면서 "선수단과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에도 이 내용을 보고한 만큼 정식으로 이의제기나 항의가 있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림픽을 맞아 장미란 문체부 차관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27일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방문할 계획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개회식 공식 채널서 한국을 북한으로 부르는 사건이 터지자 체육회 측은 "이 자리에서 이번 사태 관련 입장이나 대응책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라는 문화 대국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올림픽 개회식. 그러나 여러 문화 유산과 훌륭한 주제에도 불구하고 다소 난잡한 진행으로 인해서 혼란스러운 와중에 한국을 북한으로 호칭하는 참사까지 더해졌다. 여러모로 많은 기대와 함께 개회식을 본 한국 국민들에게는 안 좋은 기억만을 남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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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파리(프랑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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