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1위를 질주 중인 애런 저지(32·뉴욕 양키스)가 시즌 36호 홈런을 역전 스리런포로 장식했다. 그러나 팀의 역전패에 빛이 바래고 말았다.
저지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시즌 36호 홈런으로 4타수 1안타 3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양키스가 3-4로 뒤진 7회초 1사 1,2루 찬스에서 저지의 홈런이 터졌다. 저지 타석이 되자 양키스는 우완 잭 켈리를 마운드에 올려지만 저지의 배트가 초구부터 날카롭게 돌았다.
켈리의 초구 시속 92.6마일(149.0km) 커터가 가운데 낮게 들어왔지만 저지가 걷어올린 타구는 중앙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중앙 담장 위 관중석을 지나 전광판 아래로 떨어진 홈런. 시속 114.4마일(184.1km)로 470피트(143.3m)를 날아간 타구로 발사각은 26도였다.
2015년 스탯캐스트 추적이 시작된 이래 펜웨이파크에서 역대 4번째로 멀리 날아간 홈런이었다. 2021년 8월26일 미겔 사노(495피트), 2018년 10월6일 게리 산체스(479피트), 올해 6월24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471피트) 다음이었다. 저지의 개인 커리어 역대 5번째 최장거리 홈런이기도 했다.
지난 22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4경기 만에 홈런을 가동한 저지는 시즌 36호로 이 부문 양대리그 통틀어 1위를 질주했다. 이 부문 아메리칸리그(AL) 2위 앤서니 산탄데르(볼티모어 오리올스·29개)와 격차를 7개로 벌리며 독주를 이어갔다. 산술적으로 57개까지 가능한 홈런 페이스다.
‘MLB.com’에 따르면 저지는 경기 후 “타격 연습 때도 그쪽으로 타구가 날아간 적을 못 적이 없다. 공이 어디로 갔는지는 리플레이를 보고 알 수 있었다. 그냥 3점을 낼 수 있어 기뻤다”며 “역전을 하면서 팀원들이 흥분한 모습을 보니 멋졌다”고 말했다. 과거 보스턴을 대표하는 거포였던 매니 라미레즈를 떠올린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도 “저지는 어메이징하다. 2007년 이후로 그쪽으로 타구를 날린 선수는 본 적이 없다. 정말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저지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양키스는 역전패를 당했다. 저지의 역전 스리런 직후 오스틴 웰스의 솔로포까지 백투백 홈런이 터지며 7-4로 달아났지만 7회말 불펜 필승조 루크 위버가 세단 라파엘라에게 투런 홈런을 맞아 1점차로 쫓겼다.
8회말 1사 1,2루 위기가 이어지자 양키스는 마무리투수 클레이 홈스를 조기 투입됐다. 그러나 최근 11경기에서 블론세이브 3개 포함 3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로 불안했던 홈스에겐 부담스런 상황. 우려는 곧 현실이 됐다. 첫 타자 윌리어 아브레유에게 우중간 빠지는 1타점 2루타를 맞아 7-7 동점을 허용했다. 시즌 7번째 블론세이브.
이어 홈스는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까지 허용했고, 양키스는 7-9 재역전패를 당했다. 위버가 1⅓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3실점 패전을 안았지만 홈스가 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최근 3연패 포함 후반기 7경기에서 2승5패로 페이스가 꺾인 양키스는 60승45패(승률 .571)가 됐다. AL 동부지구 2위로 1위 볼티모어(61승42패 승률 .592)에 2경기 차이로 뒤진 가운데 3위 보스턴(55승47패 승률 .539)에 3.5경기 차이로 추격을 당하고 있다. 저지는 “패배는 패배다. 15점차로 지든, 1점차로 지든, 2점차로 지든 우리는 내일 다시 보여주면 된다”고 연패 탈출을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