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열기 속에서도 선전하는 한국프로야구(KBO리그), 앞으로도 인기 유지의 길은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24.07.29 09: 43

-국제화 흐름에 발맞추는 것이 필수다
-ABS 정교화에 이어 ‘피치 클락’ 도입도 과감해야
2024파리올림픽에서 한국대표팀이 대회 첫 날부터 금메달(펜싱 개인전 오상욱)을 따내며 열기를 더하고 있다. 야구 종목이 제외되면서 올림픽에 나서지 못한 한국프로야구는 리그 중단 없이 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전반기에서 사상 최초로 600만 관중을 동원하는 등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고 있는 KBO리그는 장마철, 폭염 그리고 올림픽 열기 속에서도 개의치 않고 연일 만원관중을 기록하며 최초의 1000만 관중 시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MZ세대 등 젊은 층을 비롯해 남녀노소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한국프로야구는 폭염만큼 치열한 순위싸음을 전개하며 팬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올 시즌 프로야구가 팬들의 사랑을 받는 결정적 요인 중에 하나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최대 화두인 ‘공정성’을 확보하게 된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선수들의 거센 항의 등 현장에서 약간의 후폭풍이 일기도 했지만 다수팬들의 지지를 받으며 안착하고 있다.
-‘피치클락’,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비록 야구가 세계화에 뒤처지면서 이번 파리 올림픽 종목에서는 제외됐지만 축구 월드컵격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와 2028년 미국 LA 올림픽에서는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될 것이 유력하다. 때문에 한국야구도 당장 2026년 3월 열릴 WBC에 대비해야 한다.
특히 2026WBC에서는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현재 실시중인 ‘피치클락’이 도입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 대회 주최를 주도하고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 세계화를 위해 차기대회부터 ‘피치클락’ 도입을 강력하게 밀어붙일 태세다. 지난 3월 한국에서 열렸던 미국 메이저리그 개막전(LA 다저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위해 방한했던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함께 참관했던 한국의 허구연 KBO 총재와 일본의 사카키바라 사다유키 일본 프로야구(NPB) 총재에게 2026WBC에서 피치클락을 도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과 일본 커미셔너는 이날 피치클랍 도입에 대해 찬성여부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미국 MLB측의 뜻이 워낙 강력해 반대 의견을 내기가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한국과 일본은 피치클락 도입을 전제로 시간에 관해 공동보조를 맞추는 방향으로 의견을 교환 중이라고 한다. 경기 시간을 대폭 단축해야 올림픽 정식 종목 재가입이 되는 것은 물론 미디어 중계 효과도 커 수입측면에서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미국측의 주장이다.
피치클락은 이미 미국을 비롯해 3개국 프로야구에서 도입돼 실시되고 있어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미국은 18초 피치클락이고 이웃 국가인 멕시코 리그도 미국처럼 18초, 그리고 대만프로야구가 완화된 25초룰을 적용하고 있다. 멕시코리그는 한경기 평균시간을 무려 40분씩이나 단축했다고 한다.
한국프로야구도 내년 시즌부터 ‘피치클락’이 실시될 것이 유력하다. KBO 고위관계자는 29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현재 선수협을 비롯해 선수단 등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면서 “미국처럼 18초룰을 당장 도입하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한국선수에게 맞는 시간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18초룰을 적용하기 보다는 대만처럼 25초 안팎을 실시하며 선수들이 적응해가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KBO는 올 시즌 ‘피치클락’ 도입전에 테스트를 위해 ‘23초룰’을 시범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 시범도입이기에 각팀의 투수나 타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심판들은 엄격하게 체크하며 위반시 경고를 주며 적응 중으로 선수들도 신경을 안 쓸수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KBO리그 한경기에서 평균 13건의 피치클락 위반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피치클락이 적용되면 투수가 23초을 지나면 볼이 한 개 올라가고 타자가 위반하면 스트라이크가 적용된다.
또한 KBO는 올 시즌 후반기부터 피치클락의 사전 적응단계로 ‘피치컴’을 전격 도입해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피치컴은 투수와 포수, 그리고 내야수 2명이 이어폰을 착용하고 투포수간 사인교환을 무선으로 빠르게 하는 기기이다. 사인 훔치기 논란을 잠재우고 경기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 따라서 내년 시즌부터는 피치컴에 이어 ‘피치클락’도 본격적으로 한국프로야구에서도 실시될 것이 확실하다.
올 시즌 세계최초로 ABS를 도입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연 한국프로야구가 내년에는 ‘피치클락’을 더하며 인기에 탄력을 붙일 전망이다. 공정성에 이어 경기 시간 단축 효과를 통해 팬들의 사랑을 더욱 이끌어낼 것이 분명하다.
/스포츠국장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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