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의 아들, 래퍼 MC그리가 아닌 김동현으로 다시 태어날 시간이다.
김동현은 28일 오후 2시 경상북도 포항에 있는 해병대교육훈련단에 입소한다. 앞서 그는 “남들이 봤을 때 제가 편안하게 살아오고 대충 살고, 여유롭고 낙천적인 성향이 있다고 생각하실 것 같다. 저 또한 역시 그랬다”며 “(군대에서) 자립심도 키우고 조금 더 혼자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고 해병대 자원 이유를 밝혔다.
김동현은 김구라의 아들로 어렸을 때부터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바가지 머리를 하고 아빠와 함께 '최고예요'를 외치던 꼬마는 '힙합 명가' 브랜뉴뮤직에 들어가더니 19살에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솔로곡까지 냈다. '김구라의 아들'이 아닌 '래퍼 MC그리’로 자신의 음악 인생을 꾸려갔다. 2016년 발매한 데뷔 싱글 ‘열아홉'으로 음원 차트 1위를 찍기도.
하지만 이젠 김동현이다. 그는 앞서 유튜브 영상을 통해 “사주를 봤는데 그리가 나한테 안 맞는다더라. 이제부터 김동현으로 활동하기로 했다. 군대 갔다 나와서. 나는 그냥 예체능인. 엔터테이너라서 힙합은 아니고 음악도 하고 여러가지 하는 사람이다. 음악 접고 김동현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내가 진짜 음악보다 더 열중하는걸 찾은 것 같다”며 제대 후 연출에 대한 열정을 내비쳤다.
다만 김구라는 아들의 입소 현장에 오지 않기로 했다. 김동현은 “제가 입대하는날 아빠를 안 불렀다. '동현아 잘가' 이러면서 '컷' 이럴 것 같은 느낌이다. 아빠가 오면 뭔가 일처럼 느껴진다. 엄마랑 다른 친구들이 오면 온전히 그 시간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아빠가 오면 일 같다. 카메라 없이 오는 게 편하지"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그러나 아빠 앞에선 눈시울을 붉혔다. 김동현은 입대 전 김구라가 보는 앞에서 머리를 짧게 깎았다. 김구라는 삭발을 어색해 하는 아들을 보며 “너네 엄마하고 외삼촌이 머리숱이 많잖아. 잘 어울려”라고 위로했다. 김동현은 갑자기 눈물을 보이며 김구라의 품에 안겼고 김구라는 “괜찮다. 잘 다녀와라”라고 격려했다. 김동현은 아빠에게 거듭 미안하다, 사랑한다고 고백하며 돌아섰다.
아빠는 없지만 엄마와 친구들의 배웅 속 김동현이 대한의 건아로 거듭날 전망이다. 김동현은 “터닝포인트가 필요하던 찰나 입대가 다가왔다. 해병대에 들어가면 마인드셋이 되겠다고 생각해서 오래 전부터 계획했다”며 “음악은 그냥 내가 관심이 있었던 거지. 취미로 남겨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전역 후에는 음악보다는 연출을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구라의 아들, 래퍼 MC그리가 아닌 해병대 전역 후 활발하게 활동할 팔방미인 김동현이 벌써 기다려진다.
/comet568@osen.co.kr
[사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