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의 시청률이 심상치 않다. 오죽하면 결방을 알린 주요 예능, 드라마를 다시 정상 방송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지난 26일 진행된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식 시청률은 누적 3.0%로, 채널별로는 KBS1 1.4%, MBC 1.0%, SBS 0.6% 순으로 집계됐다.
앞서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식 합계 시청률이 17.2%(KBS1 8.4%, SBS 4.8%, MBC 4%), ‘2016 리우 올림픽’이 20%(KBS1 9.7%, MBC 5.6%, SBS 4.7%), ’2012 런던 올림픽’이 14%(KBS1 7.2%, SBS 4.4%, MBC 3.9%)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단순히 저조하다는 단어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 시청률이 심각하게 떨어진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쉽게 말해 대중의 관심에서 올림픽이 멀어졌기 때문. 올림픽의 저조한 시청률에는 시차(7시간)가 크다는 점도 거론되지만, 2012년 런던 올림픽(시차 8시간)과 비교해도 시청률의 감소가 눈에 띈다.
우선 인기 종목이라고 불리는 축구와 야구 종목이 빠졌다는 점도 한몫한다.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40년 만에 본선 진출에 실패했고, 야구는 2012 런던 올림픽부터 정식종목에서 제외됐다.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다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으나 이는 일회성에 그쳤고, 오는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복귀할 예정이다.
그렇다 보니 축구팬의 관심도, 야구팬의 관심도 얻지 못한채 올림픽이 시작하게 됐다. 더군다나 현재 프로야구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 역대 최소 경기로 700만 관중을 돌파했고, 시즌 전체 매진 횟수만 137회에 달한다. 역대 최다 평균 관중 수를 기록하며 역대 최초 천만 관중 돌파가 가능할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 채널이 돌아갈 틈이 없다.
다만 일부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올림픽 시작 전부터 어느정도 시청률 하락을 예상했다는 게 중론이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는 이전보다 훨씬 적은 선수들이 파견됐고, 인기 종목의 중계도 빠지지 않았나. 비인기 종목에서 대단한 스토리가 없다면 이목을 얻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야구 인기는 고공행진 중이다. 야구 보던 사람들은 같은 시간대 올림픽 중계로 채널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차가 큰 점도 있지만, 양궁 같은 경우에는 시청률이 잘 나왔다. 왜냐면 시작하는 순간 결승까지 간다. 한번 틀어놓고 앉으면 집중하느라 채널이 안 돌아간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해당 관계자는 “수영 같은 경우에는 새벽 4시경에 2분 정도 경기하면 끝난다. 다음 라운드에 진출해도 다음 날 경기다. 기다려서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새벽 시간대 중계는 주말이 아니라면 시청률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메달권이 예상되던 황선우가 수영 남자 자유형 200m 예선에서 탈락하는 이변이 발생하면서, 200m 결승전 중계에 집중했던 방송국들도 충격에 빠진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파리 올림픽은 시작부터 한국 선수단에 결례를 범하며 국민들의 분노를 불렀다는 점도 시청률 저하의 원인으로 뽑힌다. 올림픽 개회식 선수 입장에서 한국(Republic of Korea)을 ‘북한(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소개하는가 하면,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해 한국 선수단의 첫 금메달을 획득한 오상욱(Oh sanguk)을 ‘오상구(Oh sangku)’라고 표기하며 분노를 자아냈다.
이처럼 지상파 3사는 과감하게 주요 예능과 드라마를 2~3주 가까이 결방하며 중계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저조한 시청률과 뜨뜻미지근한 반응으로 인해 이도저도 못하고 있다. 다만 대한민국의 금빛 사냥이 계속되면서 시청률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라 방송국에서는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중계에 집중하며 다시 한번 반등을 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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