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고교생' 양민혁(18, 강원FC)의 토트넘행에 '대선배' 손흥민(32, 토트넘)의 이름이 빠지지 않고 있다.
토트넘 소식을 다루는 '토트넘 뉴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간) “(과거 토트넘에서 스카우트로 일했던) 브라이언 킹은 손흥민이 양민혁을 토트넘에 추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킹은 “분명히 (토트넘이) 손흥민의 추천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국과의 또 다른 연결이다. 손흥민은 나이가 들고 있고, 어린 양민혁이 이상적인 대체자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28일 토트넘은 "양민혁이 강원FC에서 토트넘으로 합류한다. 지난 4월 만 18세가 된 그는 2030년까지 계약에 동의했으며 2025년 1월에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민혁은 올해까지 강원FC로 재임대로 뛴 뒤 내년에 토트넘에 합류한다.
양민혁은 올 시즌 K리그를 통해 급부상한 '괴물 유망주'다.
지난해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한 양민혁은 기대 이상의 좋은 플레이를 자랑하며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개막전부터 출전하며 강원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고, 데뷔 35초 만에 도움까지 작성했다.
직접 골 맛을 보는 데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양민혁은 2라운드 광주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역사상 두 번째 준프로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는 지금도 강릉제일고를 다니고 있는 고3 신분이지만 K리그1 휩쓴 데 이어 토트넘으로 건너가는 것을 예약했다.
토트넘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지휘 아래 팀 체질 개편에 집중 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해 여름 부임한 뒤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 있고, 이적시장 영입에서도 유망주들을 선호한다. 올여름에도 각각 스웨덴과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재능인 베리발과 아치 그레이를 새로 품었다.
여기에 한국의 최고 유망주 양민혁까지 영입했다.
킹은 "손흥민은 골을 넣고 도움을 올리길 좋아하는 측면 자원이다. 양민혁은 토트넘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손흥민과 매우 비슷한 선수로 자랄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양민혁이 그의 우상이 남긴 발자취를 따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건 상상만 해도 기대되고 신나는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8일 강원 구단 라이브에 출연한 양민혁은 “따로 연락을 드리진 않았지만, (한국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하면서 손흥민 선수와 만나고 왔다. 손흥민 선수는 '지금 잘하고 있다. 영어 공부 많이 하라'고 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양민혁은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과 만나 악수도 나눴다.
양민혁은 이영표(2005~2008)와 손흥민(2015~)에 이어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세 번째 한국 선수다. 그는 “토트넘에 합류하게 된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내 플레이 스타일은 매우 저돌적이다. 1대1 능력과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마무리 능력도 좋다"라고 다짐했다.
손흥민의 존재가 양민혁에게 큰 힘이 됐을 터. 양민혁은 토트넘과 첫 공식 인터뷰에서 "해외 팀으로 이적할 때는 적응 문제가 있는데, 손흥민 선수가 있기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적응하기 더 쉬울 거라고 판단했다. 손흥민 선수는 대한민국 캡틴이기 때문에 (이적을 결정하는 데) 좋은 영향을 끼쳤다"라며 "아직까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손흥민과) 아직 한 번도 대화를 해보지 못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양민혁은 팀 K리그 소속으로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토트넘과 친선경기를 치른다.
양민혁은 팬 투표에서 '쿠플영플'로 선정되면서 K리그를 대표할 기회를 얻었다. 손흥민을 적으로 상대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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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토트넘 홋스퍼 공식 소셜 미디어 /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