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먹고 2루타 꽝꽝꽝&만점리드, 우상 양의지 같았던 하루...26살 이적포수의 꿈은 이루어진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4.07.31 10: 10

"어머니 덕분이었다".
두산 베어스 제2의 포수 김기연(26)이 고향에서 펄펄 날았다. 어머니가 정성스럽게 차려준 집밥 덕택이었다. 3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타석에 들어서 2루타 3개를 터트리며 4타점을 수확했다. 포수마스크를 쓰고 만점리드까지 펼치며 12-7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주전포수 양의지의 결장을 알렸다. 걷기가 힘들 정도로 발등이 아프다. 오늘을 출전이 힘들 것 같다. 뼈와 인대는 이상없지만 염좌이다. 지난 주 아픈 몸을 이끌고 5경기에 출전했다. 감독으로는 고맙지만 부상이 걱정이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선발출전 명단에는 김기연의 이름이 올라갔다. 

양의지 만큼 잘했다. 8번타자로 나서더니 2-0으로 앞선 2회초 무사 1,2루에서 KIA 선발 좌완 캠 알드레드의 체인지업을 공략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작렬했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아 4-0으로 달아났다. 승기를 알리는 한 방이었다. 5회에서도 6-2로 앞선 가운데 임기영의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맞히는 2루타를 터트렸다. 역시 주자들이 모두 홈인에 8-2로 달아났다.  7회도 또 좌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였다. 
맹타의 비결은 집밥이었다. 광주 진흥고 출신으로 모처럼 광주 원정길에 집에서 어머니가 정성껏 지어주신 집밥을 먹었다. "다행이 (두 번이나) 점수를 꼭 내야하는 타이밍에서 냈다. 경기가 조금은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좋은 경기를 하고 연패를 끊어서 반등의 계기가 된 것 같아 좋다. 고향에 오랜만에 와서 집밥을 먹고 나왔는데 모두 어머니 덕분이다. 여러가지 음식 많이 해주셨다. 다 맛있었다'며 웃었다.  
포수마스크를 쓰고 에이스 곽빈과 호흡도 잘 맞았다. 6회까지 3피안타 2실점(홈런)으로 막아내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빈이의 공이 워낙 좋아 볼넷만 없으면 어떤 팀이든 막을 수 있다. 게임 플랜을 그렇게 짜고 들어간다. 오늘 에이스답게 잘 던져주어 고맙다"며 오히려 곽빈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양의지는 꼭 닮고 싶은 모델이다. 2023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를 떠나 두산으로 이적했다. 양의지가 잔부상이 많아 제 2의 포수가 필요했는데 김기연이 나온 것이다. 진흥고 선배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그에게는 큰 복이었다.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를 직접 보면서 포수로서 성장세도 두드러졌고 두산의 복덩이 포수로 자리했다. 언제가는 공수에서 제2의 양의지가 되고 싶다는 꿈도 간직하게 됐다.
"배울 것도 많다. 타석에서 하는거 보면 존경스럽다. 너무 잘 치니까 나도 선배만큼은 아니어도 나중에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포수로는 안좋을때 많이 이야기 해주신다. 나 때문에 힘든 경기도 많았는데 그때마다 '기량이 떨어지니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말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양의지 선배님이 아파 내가 포수로 경기를 더 많이 나간다. 선배님이 포수로 돌아왔을 때 팀 순위 떨어져 있으면 안된다. 오실 때까지 잘 이겨서 좋은 성적 거두고 위로 올라가겠다. 체력은 괜찮은데 조금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이번 주 많이 나가면서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다짐도 잊지 않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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