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 '제러드 경계령'이 발동됐다.
두산 베어스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 제러드 영(29)이 무시무시한 장타력을 과시했다. 3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출전해 8타석에 들어서면서 2홈런 포함 5안타 2볼넷 8타점 5득점의 맹위를 떨쳤다.
지난 27일 입국해 전날 KIA와의 원정 경기에 앞서 1군에 합류해 등록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다 대타로 나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세 번째 타석에서 체인지업을 가볍게 밀어쳐 왼쪽 담장을 맞히는 장타를 생산했다. 이승엽 감독은 "볼을 잘 본다. 상체가 따라다니지 않는다. 때릴때와 칠때를 잘 참는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3번 우익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1회초 1사2루 첫 타석에서는 KIA 선발 김도현의 직구에 방망이를 헛돌리고 물러났다. 삼진에 의욕이 발동했는지 두 번째 타석부터 불을 뿜었다. 1-2로 뒤진 3회초 선두타자 허경민이 볼넷을 골라 출루하자 볼카운트 0-1에서 몸쪽낮게 들어오는 체인지업을 걷어올려 우월아치를 그렸다. 비거리 120m짜리 데뷔 첫 홈런이었다.
두산은 단숨에 3-2로 역전에 성공했고 추가로 5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 7득점 빅이닝을 빚은 트리거였다. 4회 무사 2루 세번째 타석은 볼넷을 골라냈고 5회는 선두타자로 나서 역시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이 감독의 말대로 몸이 따라가지 않고 차분하게 볼을 잘 고르는 모습이었다.
6회 무사 1루에서 또 폭발했다. KIA 좌투수 이준영의 슬라이더를 걷어올려 130m짜리 우중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기아 'EV3' 전기자동차가 걸린 '기아홈런존'을 훨씬 넘기는 바람에 아쉬움을 곱씹었다. 타순이 한바퀴 돌아 만루기회가 또 찾아오자 이번에는 왼쪽 담장까지 굴러가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7회 1사1,3루에서도 중전적시타를 날려 8타점째를 수확했다. 8회 마지막타석에서는 좌중간 안타를 날렸다. 밀어치고 받아치고 당겨치는 타격 달인의 스윙이었다. 제러드의 타격과 함께 팀 타선이 대폭발을 일으켰다. 28안타 13볼넷 1사구를 묶여 30득점, KBO리그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을 세웠다.
두산은 3할타자 헨리 라모스를 전격방출하고 제러드를 영입했다. 왜 자신을 영입했는지 확실하게 증명했다. 경기후 제러드는 " 두번째 홈런이 EV3 홈런존 위로 넘어가 아쉽다"며 웃었다. 이어 "8타점이 믿기지 않는다. 최대한 자신감을 갖고 강한 스윙을 했다. 앞으로 상대가 나를 분석하겠지만 오늘 같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