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3연패 산증인' 구본길, "실력은 이번 파리 동료들 최고, 그래도 런던 동료들이 근원" [오!쎈 IN 파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8.01 06: 15

"올림픽은 마지막, 아시안 게임은 나고야까지가 목표".
오상욱(대전시청),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 박상원(대전시청), 도경동(국군체육부대)으로 구성된 남자 펜싱 사브르 대표팀은 31일(현지시간) 파리 그랑 팔레서 열리는 2024 펜싱 남자 사브르 단체전 결승서 헝가리(세계 랭킹 3위) 상대로 45-41로 마무리하면서 단체전 3연패를 매조지었다.
한국은 2012년 런던, 2021년 열린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3연패라는 금자탑을 달성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종목이 제외됐기 때문에 기록서 제외된다. 아시아 국가가 펜싱 단일 종목 단체전서 3연패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또한 세계 펜싱 역사를 봐도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 3연패가 나온 것은 1928년 암스테르담 대회부터 1960년 로마 대회까지 7연패를 달성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연수로만 따지면 헝가리 이후 무려 64년만에 3연패를 달성한 팀으로 한국은 세계 펜싱사에 이름을 남겼다.
3연패 과정에서 대표팀 맏형 구본길은 모두 참가했다. 특히 이번이 라스트 댄스인 구본길은 마지막도 영광스럽게 은퇴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에이스 오상욱은 도쿄에 이어 단체전 두 번째 금메달과 개인 2관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아시아 선수가 올림픽서 2관왕을 차지한 것도 처음이다.
세계 랭킹 1위답게 한국은 16강부터 쾌속의 진격을 이어갔다. 한국은 16강에서 캐나다 상대로 45-33으로 넉넉한 압승을 거뒀다. 맏형 구본길이 잠시 흔들렸으나 박성원과 오상욱이 부지런하게 점수를 벌리면서 손쉽게 승리했다. 4강전 개최국 프랑스 상대로도 45-39로 승리한 한국은 결승서 헝가리와 격돌했다.
특히 경계해야될 것은 프랑스 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었다. 4강전 경기도 프랑스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이 이어졌다. 한국은 경기 초반 구본길-오상욱-박상원이 고르게 활약하면서 20-9까지 점수를 벌리면서 사실상 경기를 매조지었다. 여기에 5,6라운드도 경기를 추가하면서 30-14까지 점수차를 벌렸다.
결승전은 팽팽했다. 헝가리의 저력이 매서웠다. 특히 에이스 오상욱이 예상보다 흔들리면서 다소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단 한국은 7라운드 교체 투입된 도경동이 대형 사고를 쳤다. 헝가리 대표팀의 막내 크리스티안 라브 상대로 무려 내리 0-5로 점수 차이를 벌렸다.
여기에 마지막 라운드에서 실라지와 오상욱의 정면 승부가 펼쳐졌다. 실라지가 맹공을 펼치면서 점수 차이를 추격하는 상황. 밀리고 있었지만 오상욱도 침착하게 버티면서 점수 차이를 유지했다. 결국 오상욱은 45-41로 경기를 매조지으면서 자신의 2관왕과 한국의 3연패를 매조지었다.
구본길은 금메달 이후 믹스트존에서 '라스트 댄스'에 대해 정확히 이야기했다. 그는 앞서 개인전이 끝나고 나서 "이번이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말하면서 은퇴를 암시하기도 했다. 단 이는 정확하게 보면 사실이 아니었다. 은퇴가 아닌 어디까지나 마지막 올림픽라는 의미.
구본길은 "올림픽은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다. 그래도 당장 은퇴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라면서 "나한테 진짜 최후의 목표는 2026년 나고야 아시안게임이다. 나가야까지 하고 끝까지 도전하고 후배들이 잘하면 옆에서 보살피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거취를 밝혔다.
만약 구본길이 아시안게임 단체전서 금메달을 하나만 더하면 통산 7개로 아시안게임 한국인 선수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구본길은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 자카르타 팔렘방서 개인전 3연패,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2023 항저우까지 단체전 3연패를 달성했다.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오성욱과 결승전을 가서 아쉽게 패하면서 준우승에 그쳤으나 여전한 기량을 보여준 바 있다.
단체전 결승이 열린 날 구본길의 둘째 아이 출산 예정일이었다. 그러나 기다렸다는 소식을 듣지는 못했다. 구본길은 "아까 연락을 했는데 아내가 코로나19에 걸려 출산 예정일을 귀국하는 날로 바꿨다록 한다"라면서 "아내는 나에게 '모찌(태명)'가 나왔으면 그 아이에게 행운이 갔을거라 아이가 기다려준거라고 말했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라고 미소를 보였다.
바쁘게 달려운 구본길은 향후 1년 동안 태극 마크 반납을 선언했다. 그는 "무조건 대표팀을 1년을 쉬겠다. 집에서 육아를 해야된다. 아니면 진짜 쫓겨난다"라면서 "모든 금메달이 다 귀하지만 런던 올림픽은 정말 특별하다 그때부터 시작된 금메달이 지금의 남자 사브르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구본길은 "런던 올림픽 멤버와 어펜져스 멤버, 뉴 어펜져스 멤버 모두 좋은 동료들이다. 그래도 경기력과 실력은 이번 올림픽 멤버가 가장 뛰어났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래도 이 자리까지 오기에는 우리 런던 올림픽 동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mcadoo@osen.co.kr
[사진] 파리(프랑스)=최규한 기자 dre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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