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수 교체카드 뿐인가?
선두를 달리는 KIA 타이거즈가 굴욕의 30실점을 했다. 지난 7월3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8안타와 13볼넷 1사구를 내주고 30점을 허용했다. 타선이 뽑은 점수는 6점이었다. 두산은 KBO리그 출범 이후 한 경기 최다득점이자 최다점수차 신기록을 세웠다.
거꾸로 KIA는 신기록의 제물이 되었다. 도무지 선두를 달리는 마운드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참화를 겪었다. 9명의 투수들이 등판해 막으려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신들린 두산 타자들의 기세를 막지 못했다. 결국 6-30 일방적 스코어에서 9회초 가장 마지막에 투수로 나선 야수 박정우가 1이닝 2탈삼진 퍼펙트로 가장 잘 던졌다.
굴욕의 원인은 선발 김도현이 3회 도중 강판이 컸다. 2회까지는 1실점으로 막았으나 3회 제러드 영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역전을 내주더니 1사후 1루수 강습안타와 좌월 2루타를 맞았고 김기연에게 빗맞은 내야안타까지 허용하며 3실점했다. 이날 시즌 처음으로 콜업한 김기훈을 투입했으나 이후 나오는 투수들마다 대량실점하며 무너졌다.
KIA 선발진은 최근 힘겨워하고 있다. 윤영철 대신 발탁한 김도현이 첫 경기 5이닝 1실점(비자책)을 이어가지 못하고 2경기 연속 3회도 버티지 못했다. 아무래도 구위는 좋지만 선발경험이 적은 것이 부진으로 이어졌다. 역대급 외인 평가를 받은 제임스 네일은 스위퍼가 공략당하며 5이닝을 버거워하고 있다. 올해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황동하도 5이닝이 최대치이다. 양현종만이 독야청청 버티고 있다.
특히 부상 대체 외인으로 영입한 캠 알드레드는 좌우타자 편차가 너무 심하다. 2위 LG 트윈스를 상대로는 2경기에서 12⅔이닝 동안 단 3안타 15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좌승사자이다. 그러나 우타자들이 많은 두산에게는 2경기 15.95, 삼성은 8.22의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다. 좌타 피안타율 1할5푼, 우타는 2할8푼4리를 기록하고 있다. 역시 5이닝을 던지기가 쉽지 않다.
키움 히어로즈의 트레이드 대상자로 소문도 무성했다.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부상으로 이탈중이라 뒷문보강도 필요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6이닝을 튼실하게 막아줄 수 있는 선발보강도 절실했다. 그래서 마무리 조상우, 좌완 선발 엠마누엘 헤이수스 등과 트레이드를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실제로 구단도 7년만에 우승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점에서 고민을 했다.
굴욕을 겪었던 7월31일이 트레이드 마감시한이었다. 경기후 아무런 발표도 없었다. 트레이드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심재학 단장은 부임하면서 "앞으로 신인 지명권 장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바 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겠지만 자신의 방침을 고수했다. 트레이드를 통한 우승 승부수는 없었다.
대신 외국인 투수 교체 카드로 선발진을 보강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범호 감독은 알드레드에 대해 합격점을 매기지 않은 발언을 여러차례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좌우타자에게 모두 잘 던져야한다"는 것이다. 윌 크로우의 부상대체 선수 신분이라 언제든지 교체가 가능하다. 앞으로 42경기를 남았고 아직 갈 길이 멀다. 팀 마운드는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있다. 우승청부사 외인투수를 영입할 것인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