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회 혈투→역전 끝내기 홈런’ 제대로 웃지도 못한 사령탑 “야구가 이럴 수도 있구나” [오!쎈 인천]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4.08.01 16: 40

프로야구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이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돌아봤다. 
이숭용 감독은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어제는 내가 진이 다 빠졌다. 그래서 끝내기 홈런이 넘어가는 상황에서 기뻐해야 하는데 그냥 해탈한 표정밖에 나오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SSG는 지난달 31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오태곤의 끝내기 홈런에 힘입어 12-11로 승리하고 5연승을 질주했다. 9회 5점차 리드를 극복하고 동점을 만들었고 10-11로 지고 있는 연장 12회 2사 1루에서 끝내기 홈런이 터지면서 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SSG 랜더스 이숭용 감독. /OSEN DB

연장 12회 무사 1, 2루에서 김민식의 날카로운 타구가 투수 직선타로 잡히고 더블플레이가 된 순간 경기 흐름은 완전히 롯데쪽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였다. 이숭용 감독은 “그 타구가 글러브로 들어가버리니까 솔직히 더블플레이가 나온 순간 오늘은 여기까지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태곤이가 뻥 때리니까 리액션이 나오지 않았다. 야구가 이럴 수도 있구나 싶었다. 나도 너무 힘들었는데 선수들은 더 힘들었을 것이다.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 안하고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그런 결과가 나왔다”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신인 정준재는 SSG가 5-10으로 지고 있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지만 12회초 무사 1루에서 장두성의 번트타구에는 조급하게 달려나오다가 넘어지는 실책성 플레이를 하기도 했다. 이숭용 감독은 “(정)준재는 프로에서 3루수를 처음 하는 것이다. 팀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3루수를 보고 있는데 순발력 같은 것은 나쁘지 않다고 본다. 처음부터 잘하면 신인이 아니다. 지금까지 해온 것을 보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정준재를 감쌌다. 
SSG는 이날 최지훈(중견수)-박성한(유격수)-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한유섬(지명타자)-오태곤(1루수)-박지환(2루수)-이지영(포수)-하재훈(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드류 앤더슨이다. 전의산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이건욱이 콜업됐다. 
이숭용 감독은 “투수진에 너무 과부하가 걸렸다. 야수를 한 명 빼고 투수를 한 명 더 넣으려고 했는데 고민고민하다가 (전)의산이를 내리게 됐다. (최)상민이도 고민을 했는데 코칭스태프에서는 의산이를 내리는 것이 맞다고 해서 그렇게 결정했다. 의산이는 지금 대타에서도 순번이 밀리는 상황이다. 1루 대수비밖에 역할이 없다. 외야진도 (한)유섬이, 에레디아의 체력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상민이 대신 의산이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의산을 2군으로 내려보낸 이유를 설명했다. 
SSG는 현재 고명준이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고 전의산도 2군으로 내려가면서 1루수가 오태곤 한 명밖에 남지 않게 됐다. 이숭용 감독은 “(최)정이도 준비를 하고 있고 (박)지환이도 1루수로 갈 수 있다. 일단은 태곤이가 계속 주전으로 나갈 것 같다. 체력적으로 힘든 시기지만 태곤이는 그동안 많은 경기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여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현재 2군에서는 (이)건욱이가 가장 좋다고 보고를 받았다”라고 말한 이숭용 감독은 “후반기에 3연투를 한다고는 했지만 불펜투수들의 부담이 너무 큰 것도 사실이다. 누가 봐도 (노)경은이, (조)병현이가 많이 던졌다는 점은 나도 인지를 하고 있다. 투수는 더 여유가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투수를 14명으로 가기로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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