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걷는 길이 곧 한국 女 복싱... '첫 올림피언' 임애지, 첫 메달 다음 목표는 나달이 뛰던 테니스 성지 [오!쎈 IN 파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4.08.02 09: 44

한국 여자 선수가 '클레이 코트의 성지' 롤랑가로스에 서기 일보 직전이다. 단 종목은 테니스가 아닌 복싱이다.
임애지(25, 화순군청)는 1일(현지시간) 프랑스 빌팽트 노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54㎏급 8강전에서 예니 마르셀라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콜롬비아)에게 3-2로 판정승을 거둬 4강승에 진출했다. 올림픽 복싱은 준결승에서 패배한 선수 모두에게 동메달을 수여하기에 임애지는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임애지는 초반부터 안정적인 경기 운영 속에 아리아스 카스타네다의 공격을 잘 막아내며 점수를 쌓았다. 2라운드까지 근소한 우위를 점한 임애지는 최종 3라운드 들어 상대의 거센 반격에 고전했지만, 침착하게 유효타를 날리며 선전했다.

최종 판정은 임애지의 판정승. 5명의 심판 중 3명이 임애지가 우세했다고 판단했다.
한국 여자 복싱의 역사를 홀로 쓰는 여정이다. 임애지는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서 대표팀 동료 오연지(34, 울산광역시체육회)와 함께 첫 한국 여자 복싱 올림피언이 됐다. 단 도쿄 올림픽은 험난했다. 상대적으로 제대로 준비를 못한 상황서 임애지-오연지 둘 다 첫 판에 떨어졌다.
그래도 임애지는 부지런히 뛰었다. 그래도 객관적인 평가는 썩 높지 않았다. 대한체육회나 복싱 대표팀 모두 임애지보다는 오연지에게 기대를 걸었다. 실제로 발간된 공식 자료에서도 여자 복싱 대표팀의 얼굴로는 오연지를 주목하면서 상대적으로 임애지가 가려졌다.
단 오연지가 첫 판서 허무하게 떨어지면서 한국 복싱의 기대는 모두 임애지에게로 향했다. 이번 복싱 대표팀은 역대급 코치진을 대동했다. 2012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한순철, 2004 아테네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김정주 등이 가세해 임애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편 임애지의 승리로 인해 여러 가지 기록이 써졌다. 한국 여자 복싱의 첫 올림픽 출전자가 첫 메달리스트가 됐다. 또한 단순히 여자 복싱을 떠나서 한국 복싱 선수가 메달을 획득한 것 자체가 한순철 코치가 런던 올림픽(남자 60㎏급 은메달)서 해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현지시간으로 3일 임애지는 4강전서 하티세 아크바시(튀르키예)와 격돌한다. 이미 동메달을 확보한 상황이지만 결승으로 가는 동기가 남다를 수 밖에 없다. 복싱 결승전은 기존 경기장이 아닌 파리 오픈이 열리는 테니스의 성지 롤랑가로스에서 열린다. 과연 임애지가 롤링가로스처럼 강스매시를 날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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