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병X이었네" SNS 논란 후 열흘…염갈량이 품은 김진성, 진짜 헌신으로 보은할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4.08.02 11: 50

논란이 벌어진 지 열흘이 지났다. 해당 선수는 사과를 했고 어쩌면 ‘저격 대상’이 된 사령탑은 그를 품었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투수 김진성(39)은 진정한 헌신으로 보은을 할 수 있을까.
LG는 지난달 13일 대전 한화전부터 21일 잠실 두산전까지 5연승을 달렸고 23일 부산 사직 원정을 위해 이동했다. 기분 좋은 이동길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한 선수의 일탈 때문에 유쾌하지 못했다. 불쾌한 감정을 품고 부산에 머물러야 했다. 
베테랑 투수 김진성이 자신의 SNS에 ‘몸을 바쳐 헌신한 내가 병X이었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김진성이 직접 설정한 지인들만 볼 수 있는 게시글이었는데 외부로 유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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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잠실 두산전이 발단이 된 듯 했다. 김진성은 6-3으로 앞선 8회 등판했다. 정상적으로 1이닝을 막아냈다면 홀드가 기록되는 상황. 정수빈을 3구 삼진, 라모스를 파울플라이로 잡아내며 2아웃을 만들었다. 그러나 2사 후 전민재를 3루수 송구 실책으로 내보냈고 강승호에게 좌전안타로 내보냈다. 2사 1,2루의 위기 상황. LG 벤치는 김진성을 내리고 마무리 유영찬을 투입시켰다. 
일요일 경기였기에 마무리를 투입해 충분히 총력전을 펼칠 수 있었던 상황. 그러나 김진성은 한참 동안 마운드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이 불만이 SNS를 통해 표출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 사건 때문에 염경엽 감독은 부산 원정을 앞두고 김진성과 면담을 했고 수습을 하려고 했지만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구단 내규에 따라서 근신에 가까운 자체 징계까지 내렸다. 염경엽 감독은 징계 당시 “팀 케미나 원칙에 있어서 문제를 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선수단 코칭스태프 구단 합의해서 원칙대로 진행을 시키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면담을 하고 2군으로 내려보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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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염 감독은 최대한 김진성을 품고 가려고 했지만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그는 “구단이나 코칭스태프에 서운한 게 있을 것이다. 나는 수습하고 싶었다. 문제가 생겼을 때 문책하는 것보다는 수습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해서 잘 수습하려고 했다”라면서 
 “그래도 (김)진성이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에 차이가 있으니까 어쩔 수 없었다. 난 원칙주의자다. 구단의 원칙에 따라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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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침묵했던 김진성이었지만 결국 지난달 27일 에이전기 그로윈 스포츠를 통해 자필 사과문을 게재했다. 김진성은 SNS 계정에서 탈퇴했고 에이전시를 통해서 김진성의 사과문이 공개됐다. 
김진성은 “지난 저의 SNS에 올린 글로 구단과 팬분들에게 많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3년간 LG 트윈스에서 저는 구단과 코칭스태프 덕분에 유의미한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또 항상 어김없이 저에게 많은 응원과 박수를 보내주셨던 LG 트윈스 팬분들 덕분에 정말 마운드에서 행복하게 공을 던졌던 것 같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LG 트윈스에서의 선수 생활은 제 야구 인생에 감사한 기억뿐인데, 저의 순간적인 잘못된 생각과 판단으로 SNS에 불필요한 게시글을 올리며 구단과 코칭스태프 그리고 항상 응원을 보내주셨던 팬분들에게 큰 실망감을 안겨드렸습니다”라고 말을 이어나갔다. 
김진성 자필 사과문
그러면서 “저는 지금도 LG 트윈스를 좋아하고 항상 저에게 최고의 응원을 보내주시는 팬분들 또한 사랑합니다. 앞으로 선수생활하는 동안 반성하고 감사한 마음을 항상 기억하며 마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며 “마지막으로 언론에 나온 저에 대한 기사나 영상으로 많은분들께서 오해가 없으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 번 모든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라고 글을 매듭지었다. 결국 김진성은 고개를 숙였다. 
잘 나가던 팀을 잠시 혼란에 빠뜨렸던 김진성 논란은 사과문을 게재하면서 사태 해결의 막바지로 향했고 염경엽 감독도 다시 김진성을 품었다. 지난달 30일 염경엽 감독은 “김진성 문제는 잘 해결됐다. 2군에 합류해서 경기를 뛰고 엔트리 말소 열흘이 지나면 1군에 합류할 것이다. 구단과 선수단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본인이 잘 해결한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2군행 징계를 받은 지 열흘이 지났다. 김진성은 이제 2일 울산에서 다시 1군 선수단, 염경엽 감독과 조우할 예정이다.
2021시즌 도중인 9월, NC 다이노스에서 방출된 김진성은 이후 다른 구단에 직접 연락을 돌리면서 현역 연장 의지를 피력했다. LG는 이런 김진성의 의지를 높이 사서 품었고 김진성도 재기에 성공했다. 특히 지난해 리그 최다인 80경기 등판해 71⅓이닝을 던지며 5승1패4세이브21홀드 평균자책점 2.18의 성적으로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혁혁한 공헌을 했다. 
올 시즌에도 47경기에서 44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1세이브19홀드 평균자책점 3.89로 불펜진의 버팀목 역할을 했었다. 이제 김진성이 다시 힘을 내줘야 할 때다. 과연 김진성은 진정한 헌신으로 자신을 품은 팀에 보은하는 피칭을 펼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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