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남은 시즌 포수진 고민을 항상 안고 가야 한다. 주전 포수였던 유강남이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FA로 영입한 주전 포수의 시즌 아웃은 김태형 감독의 고민을 심화시키는 대목이었다. 남은 시즌은 정보근(25)과 손성빈(22), 두 명의 젊은 포수 조합으로 꾸려가야 하지만 ‘포수 조련사’ 김태형 감독의 눈에는 아직 미완의 선수들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경기 중, 특히 수비 상황 때는 포수를 주시하면서 볼배합과 포구 자세 등을 실시간으로 피드백 해주는 김태형 감독이다. 여기에 지난 2일에는 베테랑 배터리 코치인 강성우 코치를 새롭게 영입하면서 안방 육성에 경험을 더하기로 결정했다.
포수진 공격력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 누가 나서도 현재 라인업에서 쉬어가는 타순이 되고 있다. 정보근은 타율 2할1푼9리(96타수 21안타) 2홈런 5타점 OPS .537을 기록하고 있다. 손성빈도 타율 1할9푼4리(98타수 19안타) 3홈런 10타점 OPS .622의 기록이다.
지난 3일 울산 LG전에서는 포수 타석에서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2회 무사 1,2루 기회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보근은 초구와 2구 번트 실패를 하면서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 몰렸다. 타격을 해야 하는 상황. 그런데 3루수 땅볼을 치면서 5-4-3으로 이어지는 삼중살을 쳤다. 올 시즌 처음이자 역대 82번째 삼중살의 불명예를 떠안았다. 3-0으로 앞서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던 대목이었다.
그래도 분위기를 넘겨주지 않고 꾸역꾸역 버텨왔다. 그리고 5-3으로 앞선 8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손성빈에게 기회가 왔다. 앞선 8회초 수비부터 투입된 손성빈의 첫 타석. 이번에도 2스트라이크 카운트에 먼저 몰렸다. 그러나 손성빈은 집중력 있게 5구 승부를 펼쳤고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경기 흐름상 쐐기타였다. 아울러 6월28일 사직 한화전 이후 36일 만의 타점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손성빈을 향해 끊임없이 타구의 방향 설정 등을 지시하면서 피드백을 펼쳤고 적시타가 나온 뒤에는 아빠 미소를 지으며 박수까지 치는 등 만족감을 드러냈다.
매 경기 성장통과 함께하는 육아일기일 수밖에 없다. 포수 부문에 있어서는 더욱 깐깐한 김태형 감독 입장에서는 정보근과 손성빈이 피드백을 얼마나 잘 따라주고 성장하느냐에 따라 남은 시즌과 미래의 시즌들이 좀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쐐기타를 친 손성빈은 “우선 팀이 승리해서 너무 좋다. 이렇게 매번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팀이 이기니깐 분위기 확실히 산다. 최근 날씨도 덥고 힘든 시점인데 이겨낼려고 모두가 으샤으샤 하는 분위기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석에서는 김주찬,임훈 코치님께서 정말 디테일하게 신경을 많이 써주신다”라면서 “특히 주찬 코치님이 ‘타석 들어가기 전에 따른거 신경 쓰지 말고, 타이밍 늦지 않게 앞에서 치면 너는 힘이 좋아서 좋은 타구를 보낼 수 있을 거다’고 말씀해주셨다. 덕분에 타석에서 심플하게 생각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안타 후 코치님들이 더 좋아주셨고, 코치님들께 보답할 수 있어서 기분이 정말 좋다”고 웃었다.또한 “중간에 들어갔지만 점수 차가 크지 않아서 투수가 잘 던질 수 있게 생각하고 리드하려고 했고 진해수, 김상수 선배님들이 잘 던져 주셔서 이길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안방에서의 마음가짐을 전했다.
이제 올 시즌 44경기가 남았다. 과연 젊은 포수진은 김태형 감독이 바라는대로, 원하는대로 성장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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