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영이 끌고 쯔양이 밀고..'사이버렉카 처단'까지 한발 [Oh!쎈 초점]
OSEN 김나연 기자
발행 2024.08.06 20: 25

장원영과 쯔양 등이 쏘아올린 '사이버 렉카' 문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달 26일, 쯔양을 협박해 돈을 갈취한 혐의를 받는 유튜버 '구제역'과 '주작감별사'가 구속됐다. 법원은 "혐의 사실이 중대하고,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쯔양의 과거를 폭로하지 않겠다며 쯔양으로부터 55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앞서 쯔양은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를 통해 구제역의 범행이 알려짐에 따라 원치않게 과거사를 공개했던 바 있다. 쯔양에 따르면 그는 전 남자친구이자 전 소속사 대표였던 A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협박, 공갈 등의 피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쯔양은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A씨와의 관계를 끊어내고 고소를 진행했지만,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이에 쯔양은 자신을 2차 가해한 렉카 유튜버 등을 고소했고, '구제역'과 '주작감별사'와 더불어 이들의 공갈 범행을 방조한 혐의를 받는 '카라큘라'까지 나란히 구속됐다. '카라큘라'는 '구제역'과 공모해 쯔양 외에 다른 BJ로부터 5200만원을 갈취한 혐의로도 고발돼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A씨의 변호를 맡으면서 알게된 쯔양의 사생활 내용을 '구제역' 등에게 유출하고 범행을 방조한 데 이어 사생활을 빌미로 쯔양을 공갈한 혐의 등을 받는 최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이런 상황에서도 '가세연'은 계속해서 영상을 올리며 쯔양에 대한 새로운 의혹을 제기하고 도리어 해명을 강요하는 행보로 빈축을 사고 있는 상황. 이에 쯔양은 이같은 의혹을 직접 해명한 데 이어 "가로세로연구소 김세의는 본인이 사법기관이며 쯔양이 사생활에 대해 상세히 해명할 법적 의무가 있는 것처럼 도를 넘는 사적제재를 일삼았다"며 '가세연'을 협박·강요 및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유포 등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가세연'에 대해서도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흔히 '사이버 렉카'는 세간의 관심을 받을법한 이슈에 대한 영상을 만들어 게재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사고 현장에 발빠르게 나타나서 이득을 보는 '렉카(구난차)'와 닮아있다는 점에서 통용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조회수를 끌어모아 돈을 벌기 위해 유명인들에 대한 자극적인 가짜뉴스를 생성해내는 렉카 유튜버들이 늘어났고, 이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면서 사이버 렉카를 처단해야한다는 여론이 확산됐다. 대부분 사실확인조차 제대로 되지 않은 거짓 찌라시들을 그럴듯한 합성 이미지와 함께 유포했고, 소문은 걷잡을수 없이 커져 당사자까지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
하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다. 대다수 익명의 계정으로 활동하고 있는만큼 운영자의 신상조차 파악하기 힘들었고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는 탓에 처벌이 어려운 사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사이버 렉카에 대한 별도의 법안이 없는데다 처벌받더라도 벌금만 내고 계속해서 렉카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벌금보다 유튜브 수익이 더 높은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사이버 렉카를 처벌할 더 강력한 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이 가운데 지난해 아이브 장원영은 자신을 비롯한 연예인들의 가짜 뉴스를 상습적으로 유포해온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했다. 소속사 스타쉽은 지속적인 노력으로 '탈덕수용소'의 신원을 파악했고, 민형사 소송과 해외에서의 소송을 진행중인 사실을 알렸다. 이와 동시에 '탈덕수용소'를 비롯한 사이버 렉카에 대한 엄중 처벌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제기하며 렉카 유튜브의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다.
그 결과 장원영이 '탈덕수용소'를 상대로 제기한 1억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1심 승소 판결을 받았다. '탈덕수용소' 운영자는 항소장을 제출하고 강제집행정지를 신청했고, 항소심 과정에서 조정에 회부됐지만 양측 합의가 결렬되면서 재판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와 별개로 지난 5월 검찰은 '탈덕수용소' 운영자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모욕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는 2021년 10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유튜브 채널 '탈덕수용소'를 운영하며 장원영 외에도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를 비방하는 영상을 수십차례 올려 명예를 훼손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기에 쯔양 사태까지 세간에 알려지면서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것만이 아니라 소위 스스로를 '정의'라 칭하며 당당히 명예훼손과 사적제재를 일삼는 사이버 렉카에 대한 문제도 덩달아 수면위로 떠올랐다. 노종언 변호사를 비롯한 법조계에서는 국민청원 게시판을 통해 '가짜뉴스 유포에 대한 이익의 몰수 및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한 정보통신망법(이하 '정통망법') 제70조 개정안(일명 사이버레커방지법)' 제정을 요청하는 청원을 올리기도 했다.
결국 지난달 국회에서는 타인을 비방할 목적의 정보를 담은 동영상을 제작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사람에 대해 가중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정통망법' 일부개정안이 발의됐다. 현행법상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또는 5000만원의 벌금형이 가능하지만 사이버 렉카의 대부분이 벌금형에 그쳤다. 이번 개정안에는 보통신망에서의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에 처할 경우 '1억원 이하'까지 형량을 높이고, 유죄 확정 시 위반 행위와 관련해 취득 금품 및 이익 등을 몰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이밖에도 같은날 다른 사람을 비방하기 위한 사실 또는 거짓의 정보를 동영상으로 지속적으로 유포해 경제적 이익을 얻는 행위를 할 경우 기존 형량에서 50%를 더 가중처벌 하고 허위 사실을 광범위하게 유포한 경우 최대 10년 이상의 징역형도 가능하도록 하는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으며, 이달 1일에도 정통망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몰수·추징 위반 행위 범위에 '악의적인 명예훼손'을 포함해 비방 영상을 통한 수익 몰수 및 추징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처럼 오랜 기간 유명인들을 괴롭혀왔던 사이버 렉카에 대한 처벌법이 연이어 발의되면서 비로소 오랜 숙원이었던 '렉카 처단'의 실현이 한 발자국 더 가까워졌다. 이는 그간 사이버 렉카의 문제점을 목소리 높여 알리고 전방에서 맞선 이들이 있어왔기에 얻어낸 기회다. 사이버 렉카의 가장 큰 목적이 수익. 장원영과 법적 공방을 펼치고 있는 '탈덕수용소' 또한 2년간 약 2억 5000만원의 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들의 수익을 몰수 및 추징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고 처벌 수위가 더욱 높아진다면 지금까지와 같은 피해는 대폭 줄어들지 않을까. 이 같은 개정안이 정식으로 통과되고, 나아가 사이버 렉카 근절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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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쯔양 유튜브, 스타쉽, 국민동의청원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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