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울산 경기에 이어 잠실 경기도 폭염 경보로 인해 취소됐다.
4일 오후 5시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시즌 15번째 맞대결이 폭염 취소됐다. 프로야구 역대 3번째 폭염 취소 사례다.
경기에 앞서 잠실구장 1루 더그아웃에 설치된 온도계의 수은주가 최고 온도인 50도를 돌파해 터졌다. 전날 48도에도 숨을 쉬기 힘들 정도의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이날 날씨가 더 뜨거웠다. 잠실구장이 위치한 서울 송파구 잠실동은 일찌감치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태.
홈팀 두산은 찜통더위에 야외 사전훈련을 취소하고 선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했다. 일부 선수들만 냉방이 가동되는 실내에서 타격훈련을 실시했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어제보다 날씨가 더 더운 거 같다. 선수들 체력관리를 위해 훈련량을 줄이고 경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보시면 원래 지금 훈련 시간인데 선수들이 모두 실내에 있다”라고 폭염에 혀를 내둘렀다.
원정팀 키움도 마찬가지였다. 홍원기 감독은 “어제 경기에서 포수 김재현이 탈진할 정도로 땀을 많이 흘렸다. 쓰러질 정도로 위태위태했다. 그래서 8회 김건희 교체했다”라며 “오늘은 우리 선수들의 사전훈련을 다 없앴다. 이 시간에 훈련하면 체력이 고갈된다. 아무리 건강한 선수여도 경기에 맞춰야 한다. 이 환경에서 훈련은 의미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KBO리그 규정 27조에는 하루 최고 기온이 섭씨 35도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될 때 경기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 이에 지난 2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LG 트윈스전이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래 처음으로 폭염 취소되기도 했다. 인조잔디인 울산구장의 지열을 체크한 수은주는 50도를 돌파해 55도를 기록했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경기 강행으로 인해 무려 5명의 관중이 온열질환을 호소했다. 1명은 두산 구단에 이를 알려 잠실구장 내 의무실에서 조치를 받았고, 다른 4명은 119에 신고해 응급차를 타고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송 소식을 접한 홍 감독은 “진짜 웃을 일이 아니다. 팬들의 건강이 최우선시 돼야한다고 본다. KBO리그 규정대로 하긴 하되, 안정을 최우선으로 했으면 좋겠다”라며 “팬들이 실려가실 정도면 안전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취소) 고려를 해봐야 한다”라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기온이 떨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임채섭 경기감독관은 오후 4시 부로 잠실구장 역대 최초 폭염 취소 결정을 내렸다. 이에 앞서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와 LG 경기 또한 폭염 취소되면서 잠실 폭염 취소는 역대 3번째 사례가 됐다.
두산은 5일 하루 휴식 후 6일부터 잠실에서 LG와 주중 3연전을 치른다. 두산이 1루 더그아웃을 사용한다. 키움은 홈에서 SSG 랜더스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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