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1루수 프레디 프리먼(35)이 희귀병에 시달리던 아들 문제로 팀을 떠났다 10일 만에 돌아왔다. 기적 같은 회복에 한시름 놓고 그라운드에 복귀했고, 기립 박수를 보낸 다저스 팬들의 환대에 감격했다.
프리먼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홈경기에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달 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이후 9경기 만에 복귀했다.
그 사이 프리먼에겐 큰일이 있었다. 지난달 27일 휴스턴 애스트로전 원정 2연전을 앞두고 훈련까지 소화했지만 3살 된 셋째 막내 아들 막시무스의 건강 악화 소식에 LA로 돌아갔다. 이후 가족 응급상황 명단, 제한 선수 명단에 올라 공백을 가졌다.
막시무스는 길랭-바레증후군이라는 희귀 신경 질환에 걸려 입원했다. 신체의 면역 체계가 말초 신경을 공격해 손상을 주고, 마비 증상을 일으키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매년 10만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아내 첼시와 함께 아들 간호하느라 9일간 팀을 떠났다 돌아온 프리먼은 이날 ‘Max Strong’이라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막시무스의 건강 회복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다저스 선수단이 모두 이 티셔츠를 착용해 프리먼에게 감동을 줬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프리먼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말문을 떼자마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내가 여기 있는 것은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좋은 일이다. 아내 첼시와 나는 긴 한 주를 보냈다. 누구도 이런 일을 겪어선 안 되지만 3살짜리 아이라면 더욱 그렇다. 아내와 나 모두 몇 번이나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말했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프리먼은 “우리는 매일 밤 병원에 있었다. 소아 중환자실의 거의 모든 병실이 꽉 찼다. 많은 가족들이 이런 일을 겪고 있는데 정말 가슴이 아팠다”면서 “우리는 운이 좋게도 완전히 회복할 수 있게 된 가족 중 하나다. 지금 이순간에도 목숨을 걸고 싸우는 아이들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다행히 막시무스는 상태가 호전되며 퇴원했다. 프리먼은 “아들은 잘 지내고 있다. 중환자실에서 집으로 돌아왔다. 어제 물리 치료를 시작했는데 아이가 싫어하더라. 그래도 잘 대처하고 있다. 나아지고 있는 중이다”고 안도했다.
자식을 둔 부모로서 다신 겪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다저스 팬들이 싫어하겠지만 월드시리즈 7차전 9회말 만루에서 3억 번이나 더 삼진을 당하는 게 낫겠다 싶을 정도였다”고 비유한 프리먼은 “자식이 인공호흡기를 달고 싸우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긴박한 시간이었지만 문제가 해결되면서 이제는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왔다. 막시무시의 상태가 어느 정도 회복된 지난 2일부터 티배팅으로 복귀를 준비했던 프리먼은 “9일 만에 이곳에 왔는데 기적처럼 느껴진다. 필요한 만큼 시간을 충분히 가지라고 계속 말해준 다저스 구단과 여러 사람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1회말 프리먼이 타석에 들어서자 다저스타디움 홈 관중들도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프리먼도 헬멧을 벗고 화답하며 기다려준 다저스 팬들에게 화답했다. 첫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3회말 두 번째 타석에서 우전 안타로 건재를 알렸다. 4타수 1안타. 8회 오타니 쇼헤이의 시즌 34호 쐐기 솔로 홈런이 터진 다저스는 5-3으로 승리, 3연승을 달리며 66승47패(승률 .584)로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질주했다.
경기 후 프리먼은 첫 타석 기립 박수를 떠올리며 “다저스 팬들이 우리 가족에게 어떤 의미인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첫 타석에선 안타를 치기 정말 힘들었다. 내 커리어에서 가장 기분 좋은 삼진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3회 안타를 치고 나간 뒤 1루에서 만난 필라델피아 브라이스 하퍼도 포옹으로 프리먼을 위로했다. 프리먼은 “하퍼가 9일간 4번 이상 문자를 보내며 안부를 물어줬다. 아들을 위해 기도와 사랑, 응원을 보내준 모든 야구 커뮤니티에 감사하다”고 고마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