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 결장→은퇴 위기' 추락한 천재, '나루토'로 변신했다..."완벽한 사람은 없지만, 완벽을 좇으면서 위대해지지"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8.06 17: 44

'추락한 천재' 델리 알리(28, 무적)가 애니메이션 속 주인공으로 변신했다.
영국 '비사커'는 5일(한국시간) "알리는 '나루토' 스타일로 복귀를 발표했다. 그는 지난 6월 에버튼과 계약을 종료하면서 구단이 없는 상태다. 그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유명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문구를 사용해 자신을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라고 발표했다.
알리는 복귀를 준비하고 있는 자신을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나루토의 주인공 나루토에 빗댔다. 그는 나루토 그림체로 본인을 그리면서 애니메이션 인물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에 매진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영상 속 알리는 나루토처럼 직접 닌자가 되면서 두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나루토 대사도 빼놓지 않았다. 알리는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은 없다. 계속 완벽을 추구하더라도 절대 완벽에 도달할 수 없다. 하지만 그 길에서 위대한 존재가 될 것"이라며 동기부여에 나섰다.
알리는 축구계에서 더 잊히기 전에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이대로라면 찾아주는 팀 없이 현역 은퇴 수순이기 때문. 비사커는 "알리는 다시 축구를 즐기기 위해 새로운 팀에 합류하길 희망한다. 그는 이적시장에 자신을 제안하고 싶어 했다"라고 전했다.
팬들은 "알리의 컴백을 기다릴 수가 없다", "너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복귀다. 응원한다", "다시 알리 최고의 모습을 보고 싶다. 해내자" 등의 응원 댓글을 남겼다. 본머스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도 "문을 열어젖혀!"라고 알리에게 격려를 전했다.
알리는 한때 '천재'로 불렸던 미드필더다. 그는 과거 토트넘에서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손흥민, 해리 케인과 호흡을 맞추며 일명 'DESK 라인'을 구성했다. 2016-2017시즌 리그 18골 7도움을 터트리며 잉글랜드프로축구선수협회(PFA) 올해의 팀과 올해의 영플레이어를 석권했고, 잉글랜드 최고의 재능으로 극찬받았다.
탄탄대로만 걸을 것 같았던 알리는 2018년부터 돌연 추락하기 시작했다. 그는 게으른 훈련 태도로 논란을 빚으며 최악의 부진에 빠졌고, 에버튼 임대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알리는 에버튼으로 이적료 없이 이적하면서 토트넘 통산 성적은 269경기 67골 58도움에 멈췄다. 하지만 그는 이후 튀르키예 베식타스 임대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고, 완전 이적에 실패했다.
알리의 몰락 뒤에는 어릴 적 겪었던 아픔이 있었다. 그는 지난해 7월 '디 오버랩'에 출연해 "6살 때 어머니의 친구에게 성추행당했고, 어머니는 알코올 중독이었다. 규율을 배우라며 날 아프리카로 보내기도 했다"라며 "7살에 담배를 피웠고, 8살에는 마약을 팔았다. 난 축구공 밑에 마약을 넣고 다녔다"라고 충격 고백했다.
어릴 적 트라우마는 성인이 돼서도 알리를 괴롭혔고, 수면제 중독을 벗어나기 위해 재활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그는 "튀르키예에서 돌아왔을 때 수술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난 정신적으로 불안했다. 그래서 정신 건강, 중독, 트라우마를 치료하고자 재활 시설에 가기로 결정했다. 스스로 내린 결정이었다. 3주 전에 치료를 마치고 나왔다"라고 밝히며 부활을 다짐했다.
1년 넘게 뛰지 못한 알리. 하지만 그는 복귀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알리는 지난 4월 영국 '스카이 스포츠'의 '먼데이 나이트 풋볼'에 해설가로 출연해 "시즌이 끝나도록 훈련만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짜증 난다. 내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라며 "많은 사람들이 내가 휴식 중이라고 생각했지만, 부상일 뿐이다. 터널 끝에 불빛이 보인다. 기대된다"라고 근황을 알렸다.
알리는 월드컵 출전까지 꿈꾸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매일 11시에 '2026 월드컵'이라는 휴대폰 알림이 울리도록 설정해뒀다. 그게 지금 내 목표"라며 "난 내 수준을 알고 있다. 지금 내 유일한 목표는 월드컵이다. 여름이 지난 후에 최대한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프리시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에버튼과 새로운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알리는 지금까지 에버튼 유니폼을 입고 13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에버튼도 알리의 가능성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새다.
알리는 축구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지난달에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열심히 훈련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탄탄한 복근과 커다란 어깨 근육, 전성기를 떠올리게 하는 강력한 슈팅이 눈길을 끌었다. 알리는 "아무것도 바꾸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우리는 잘 나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다만 알리를 불러주는 팀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그는 올여름 에버튼과 계약이 만료된 뒤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 출전이 베식타스 시절 2023년 2월인 만큼 이상한 일도 아니다. 
게다가 몸 상태도 완벽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는 고관절 부상과 사타구니 부상의 여파로 천천히 컨디션을 끌어 올리고 있다. 계약은 끝났지만, 에버튼 훈련장에서 간단한 훈련에 참여하기도 했다.
에버튼과 재계약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아직은 잠잠하다. 지난달 '데일리 메일'은 에버튼이 알리와 계약해도 토트넘에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프리시즌을 함께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가능성에 그쳤고, 알리는 여전히 개인 훈련만 소화하고 있다.
'에버튼 뉴스'는 "에버튼이 다시 한번 알리에게 기회를 줘야 할까? 그는 브라이튼과 개막전에 뛸 준비가 되어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가 언제 팀에 다시 합류할지는 불분명하다"라며 "에버튼 팬들은 분명히 알리가 구디슨 파크에서 성공하길 원한다. 하지만 그의 주급과 건강 문제는 여전히 큰 화두로 남아있다. 위험을 감수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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